8월 출생아 9.3% 감소 … 세종·광주·제주 빼곤 다 줄었다

올해 8월 출생아 수가 같은 달 기준 역대 최소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한 출생아 수는 2015년 11월 3.4% 증가한 것을 마지막으로 33개월 연속 감소했다. 
  

2만7300명 … 33개월 연속 감소
1~8월 22만6000명에 그쳐

세종은 출산·육아 환경 좋아
광주는 신혼아파트 효과 본 듯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올해 8월 출생아 수는 2만7300명으로 1년 전보다 9.3% 감소했다. 출생아 수는 월·계절에 따라 변동성이 있는데 8월 출생아가 3만 명 미만을 기록한 것은 1981년 월별 출생아 통계 작성을 시작한 후 올해가 처음이다. 

올해 1~8월 출생아 수 누계는 22만6000명이다. 남은 4개월 동안 출생아가 8만명 이상 태어나지 않으면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연간 출생아 30만 명’이 깨질 수도 있다. 2016년 40만6200명이었던 연간 출생아는 지난해 35만7800명까지 줄었다.   
  
이상림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월별 기준 출생아 수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 폭은 7~8%대가 일반적인데 점차 하락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출생아 수 감소는 지속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출생아 수가 줄어든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가임기 여성 수의 감소다. 통계청에 따르면 주요 출산연령인 29~35세 여성 인구는 2016년 246만 명에서 지난해 235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둘째, 혼인 건수의 감소다. 2012년에만 해도 32만 건이 넘었던 혼인 건수는 지난해 26만4500건까지 줄었다. 올해 1~8월 누적 혼인 건수는 17만1800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1981년 이후 37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반면 고령화에 따라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가는 추세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28만5600명으로 전년(28만800명)보다 1.7% 늘었다. 올해 1~8월 누적 사망자 수는 20만명으로 1년 전보다 7% 증가했다. 

셋째, 기혼자마저 출산을 꺼리는 경향이다.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속에 출산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워킹맘들이 많다는 뜻이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가임여성 인구 감소에 더해 해당 연령대의 혼인이 줄고, 출산 시기를 늦추는 현상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도별 출생아 수는 광주·세종·제주 등 세 지역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했고 그 외 모든 시·도에서 감소했다. 
  
행정수도가 있는 세종시의 경우 신혼부부의 출산과 육아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출생 통계 확정치에 따르면 17개 광역지자체 중 가장 높은 출산율을 보인 곳은 세종시였으며 1.67명의 출산율을 기록했다. 올해도 1~8월 누적 출생아 수가 8.7% 늘었다.   
  
광주광역시는 올해 들어 신혼부부에게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공임대 아파트를 우선 배정하는 ‘광주형 행복주택’을 도입했다. 이상림 연구위원은 “광주의 경우 미혼 청년들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지만, 주변 전남 지역 신혼부부들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준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세종=서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