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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굳는 `지방간` 관리유지가 최선

황달·복막염 등 합병증 유발
환자 2~5%는 암으로 진행

항바이러스제로 약물 치료
알코올성 지방간은 꼭 금주

우리 몸에서 해독작용을 하는 간(肝)은 화학공장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재생능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간이 딱딱하게 굳어져서 간기능이 뚝 떨어지는 간경화 또는 간경변이 발생하면 되돌리는 데 한계가 있다. 

간경화는 간(Liver)과 딱딱해진다는 의미의 경화(Sclerosis)가 합쳐져 생긴 용어이고, 간경변은 1816년 세계 최초로 청진기를 발명한 프랑스의사 르네 라에네크(Rene Laennec)이 시체를 해부하다가 간섬유화가 진행된 간표면이 오렌지 껍질처럼 딱딱하고 울퉁불퉁하게 변하는 것을 보고 오렌지(Kirrhos)라는 그리스 말과 비슷하게 간경변(Cirrhosis)이라고 처음 명명한 것이 그 시초다. 

간경화라 부르든 간경변이라 부르든 간에 간이 굳으면 큰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승원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경변으로 정상 기능을 할 수 있는 간세포 수가 적어지면 단백질 합성, 해독작용 등 간기능에 장애가 유발되고 간이 굳어져 간 내 혈액순환이 힘들어지면서 간 문맥압이 증가한다. 황달, 위장관 출혈, 복막염, 간성 혼수, 복수, 하지 부종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한다"며 "피부에 붉은 반점이 거미 모양으로 나타나거나 손바닥이 정상인보다 붉어지고, 얼굴이 거무스름해지고, 눈이 노래지고, 이유 없이 배가 부풀어 오르거나, 다리가 심하게 붓는 경우 등이 간경변증 합병증의 표면화된 증상"이라고 설명한다. 굳은 간은 회생에 한계가 있다. 다만 간경변이 발생한 원인에 대한 치료를 하면 굳었던 간이 정상까지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좋아질 수는 있다. 

간경변 발생의 4대 원인이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성·비알코올성 지방간인데, 이 중 B형 간염과 C형 간염에 대해서는 항바이러스제로 약물 치료를 시행할 수 있고,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끊는 것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식이 조절 및 운동을 통한 단계적인 체중 감량이 치료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간경변증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5년 9만9362명에서 2017년 10만3205명으로 3년 사이 약 4% 증가했으며, 50대 33.2%, 60대 25.6%, 40대가 17.4%로 중장년층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간경변증 환자들에게 매년 약 2~5% 확률로 간암이 발생한다는 데 있다. 따라서 간경변증 환자는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초음파나 CT와 같은 영상검사 및 혈액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이 교수는 "어느 병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간경변증 역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이라면 정기검진으로 자신의 몸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해 건강을 미리미리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일경제 : 이병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