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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아무리 중소병원 많아도 종합병원 근처 있어야 사망률 줄어

건보공단 빅데이터 분석
종합병원 없는 이천·여주
환자 사망 전국 평균 2배
종합병원 많은 강릉 최저

지역별 병상총량제 실시
큰 권역의료센터 늘려야

. 일반 병원(요양·정신·특수 병원 제외) 수가 늘어도 사망률 감소 효과는 미미한 반면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늘면 사망률이나 입원·재입원 비율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1~2016년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자원 공급과 의료 이용, 건강 결과 사이 상관관계를 분석한 뒤 발표한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 구축` 연구 결과에 따르면 300병상 미만 중소 병원만 있는 지역과 종합병원이 있는 지역 간 사망률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인구 15만명 이상, 환자가 지역 내에서 치료받는 비율인 자체 충족률 40% 이상, 병원까지 걸리는 교통시간 1시간 이내 기준 등을 적용해 전국을 56개 중진료권으로 구분해 진료권별 사망률과 재입원율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병원 수가 늘어 병상 공급이 많아질수록 입원 이용과 재입원은 늘어나지만 사망률 감소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인구 1000명당 1병상씩 늘어날 때에는 사망률과 재입원 비율이 각각 9%, 7%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56개 중진료권 중 실제 사망자 수를 개별 환자 병환이 얼마나 위중한지를 감안해서 보정한 기대사망자 수로 나눈 `중증도 보정 사망비`가 가장 높은 곳은 이천·여주 권역으로 1.7을 기록했다. 중증도 보정 사망비는 입원기간 내(퇴원 후 30일 이내) 사망한 비율을 따지는 수치로 실질적인 의료기관별 사망률 비교가 가능하다. 전국 평균이 1이어서 이천·여주는 평균보다 1.7배나 더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이 수치가 가장 낮은 곳은 강릉·평창 권역(0.8)으로 최고·최저 수치 간 2.1배 차이가 났다. 

이천·여주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3.7개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병상 100%가 300병상 미만 중소 병원에 의해 공급되는 구조로 조사돼 의료자원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릉·평창은 병상 63%가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의해 공급되고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도 6.6개로 전국 평균(6.2개)보다 많았다. 

연구를 진행한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의외로 수도권인 이천·여주 지역 사망률이 높은 건 서울에 블랙홀처럼 대형 병원이 쏠려 있어 수도권 내에서도 중소 병원만 난립하는 지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56개 중진료권 가운데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하나도 없는 곳은 이천을 비롯해 영월, 진천, 거제, 사천, 당진, 속초 등 11개에 달했다. 

응급의료도 입원의료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300병상 이상 규모 응급의료센터가 지역에 없으면 중증응급환자 사망비율이 1.33배 높았다. 56개 중진료권 가운데 300병상 이상 응급센터가 없는 곳은 이천, 동해, 속초 등 10개였다. 

매일경제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