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mk.co.kr/v2/economy/view.php?sc=30000001&year=2018&no=616913&relatedcode=

대학 졸업후 곧장 창업이 능사 아냐…스타트업서 충분히 경험쌓고 도전을언제 어디서나 게임으로 쉽게 재활훈련을 할 수 없을까.`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발상을 현실로 만든 남자가 있다. 그는 그가 만든 재활 글러브를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 출품해 2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했다. 지난 7월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파크에서 열린 규제완화 간담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착용한 모습이 화제가 되며 `문재인 글러브`라는 별명도 얻었다. 

척박한 국내 재활 의료기기 분야에서 잇달아 `홈런`을 날린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가 한양대 CEO특강의 연사로 섰다. 네오펙트의 대표 제품인 `라파엘 글러브`는 야구·낚시 등 다양한 게임을 통해 지루한 재활훈련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반 대표는 "아버지와 집안 어른들이 뇌졸중으로 투병하셨는데, 재활훈련이 너무 어렵고 활용할 수 있는 기기가 많지 않았다"며 "제가 느낀 불편함을 해결하고 시장의 문제점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창업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뇌졸중 환자들은 비싼 재활 비용에 좌절하고, 지루한 훈련을 따라가다가 지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혼자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 병원이나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었다. 

"경쟁사 제품은 가격이 매우 비싸거나 포괄적이라는 게 약점이었습니다. 우리는 `적정기술로 제품을 개발해 많은 사람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집에서 재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죠. 라파엘 스마트 재활 솔루션은 인공지능(AI)으로 맞춤 플랫폼을 제공해 환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게임으로 재활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반 대표는 창업가의 자세와 철학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그는 "창업 이후 4년간 연구개발(R&D)에 올인하며 살아남기 위해 애썼고, 4년 만에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가 나왔다"면서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청년창업을 많이 권하는데 섣불리 창업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창업하지 말고 스타트업에 입사해 창업 환경을 충분히 익힌 뒤 자신만의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었다. 

네오펙트는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 대표는 현지 사업화를 위해 아예 1년간 미국에서 생활하며 기반을 닦기도 했다. 독일에 법인을 설립했고 일본 시장은 파트너사와 함께 공략할 예정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홈 재활 시장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었지만, 우리가 미국 시장을 뚫고 매출을 내면서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며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꾸준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면서 성공 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 신찬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