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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형 질병 결핵, 한국 아직도 발병률 OECD 1위 `불명예`

감기와 비슷한 증상보이다
가슴통증·피섞인 가래 등 악화

결핵 확진후 행방불명 환자
4년간 113명…추가감염 위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법정전염병인 결핵 발생률이 여전히 높아 환자 관리에 관한 추가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코박테리움 튜버큘로시스`라는 균에 의해 감염되는 결핵은 비말(침방울)로 퍼져나가며 감염률이 30%에 이르는 전염병이다. 국내에선 한국전쟁 이후 1950~1960년대에 급격히 번져 후진국형 질병이라는 인식이 높지만 지금도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결핵 발생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결핵 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70명으로 2위 라트비아(32명), 3위 멕시코(22명)를 월등히 앞선다.

OECD 평균(11.1명)과 비교해도 7배에 달한다. 현행 법상 결핵환자는 입원 명령을 받을 수 있으며 명령을 받은 후 3회 이상 입원을 거부하면 격리 조치될 수 있다. 하지만 질본의 `비순응 결핵환자(치료를 거부하는 결핵환자) 관리 현황`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결핵으로 진단받았지만 치료를 거부하고 행방불명 처리된 환자는 11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처럼 방치된 결핵환자는 주변 사람들을 결핵에 감염시킬 위험이 높다.

지난 8월 말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결핵환자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핵환자와 접촉한 사람의 22%는 잠복결핵에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잠복결핵은 결핵과 달리 증상이 없고 몸 밖으로 결핵균이 배출되지 않아 전파 가능성은 낮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면 곧장 결핵으로 발병할 수 있는 상태여서 3~9개월간 항결핵제 복용 치료가 필요하다.

물론 국내 결핵환자의 절대수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결핵 신환자 수는 2011년 3만9557명에서 2014년 3만4869명을 거쳐 지난해 2만8161명으로 처음 3만명을 밑돌았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로 노인 결핵 발생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결핵환자는 지금도 증가하는 등 위협 요인이 많다.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결핵 증상으로 확진받은 환자 17만4270명 중 51세 이상 고령층이 60% 이상을 차지하지만 21~50세도 6만1743명(35.4%)이나 되며 이 가운데 직장인이 4만7856명(27.5%)에 달한다. 주로 집에서 생활하는 고령층에 비해 젊은 직장인들은 사회생활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감염시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을 제대로 관리하는 게 관건이다.

결핵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기침, 가슴통증, 객혈, 객담(가래), 혈담(피 섞인 가래), 미열, 식은땀, 전신피로, 체중 감소를 보이며 악화된다. 결핵은 공기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전염된다. 이 때문에 결핵은 사실상 100% 예방하기 힘들다.

결핵균 전파는 대부분 폐결핵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가래에 있는 균이 주위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 일어난다 보통 대화를 나누면서 감염될 수 있어 결핵 환자와 가까운 사람이나 가족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환자가 뱉어내는 균의 수가 많을수록, 가깝게 접촉할수록, 접촉기간이 길수록 감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간질환을 앓고 있거나 당뇨질환에 걸려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만성질환자들은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규칙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또 과도한 스트레스, 다이어트로 면역력이 떨어진 10·20대 여성들도 결핵 발병률이 높다.

<매일경제> 서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