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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달콤 감귤…어디까지 먹어봤니?

"노지 감귤 돌코롬허우다. 한라봉은 설 되가민 돌코롬해질 거우다." 지난달 28일 제주 서귀포시 하효동 한라봉 농장에서 만난 강승택 효돈농협 조합원(67)은 올해 만감류 풍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상품 감귤과 만감류 산지로 유명한 효돈농협(지역농협). 제주도 감귤농협을 제외하고 지난해 감귤류 판매 금액이 440억원대로 도내 최고 수준이다.

한라봉이 특유의 외양 덕분에 선물세트로 먼저 안착했다. 레드향과 천혜향은 재배 농가가 적어 가격도 더 비싼 편이다. 농가에서 당산도를 측정해 공수하고, 백화점 선물세트를 위해 또다시 검수를 거쳐 더 탐스럽고 맛난 것으로 고른다. 현장에서 비닐하우스의 레드향을 하나 따서 맛보니 단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설 선물세트용 만감류는 언 피해를 막기 위해 영상 온도를 맞추려는 농부들의 정성 어린 손길이 설 배송 직전까지 이어진다. 

겨울철 비타민 부족을 해결해줄 감귤류가 점점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제주지역 노지 감귤이 연말까지 제철 시즌을 마감하고, 1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전성기를 맞는 다양한 품종의 만감(滿柑)류에 바통을 넘긴다. 만감류는 완전히 익었을 때 따는 감귤이라는 뜻으로, 대부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돼 일반 감귤보다 크고 당도가 높다.

만감류는 상대적으로 크고 가격이 비싸지만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만감류 매출 구성비는 2016년 16.7%에 불과했으나 2017년 17.8%, 2018년에는 12월 23일 기준 18.6%로 증가했다. 만감류 대표 선수라 할 수 있는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황금향 등 4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라봉은 오렌지에 가까운 청견이 온주 감귤(폰칸)을 만나 탄생한 것으로 만감류 중에서 가장 성공한 품종으로 꼽힌다. 꼭지의 봉우리 모양이 한라산을 닮았다 해서 한라봉으로 명명됐다.

한라봉처럼 꼭지 부분이 살짝 솟은 황금향은 한라봉과 천혜향을 교배시킨 품종이다. `베니 마돈나`라고도 하는데 은은한 향과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다른 만감류에 비해 알갱이가 작아 이물감이 적으면서도 부드러운 단맛이 특징이다. 

레드향은 한라봉과 감귤(서지향·폰칸)이 섞인 품종으로 살짝 붉은 빛이 돌아서 레드향이라고 불린다. 일반 감귤보다 2~3배 크고 납작하면서도 약간 울퉁불퉁한 느낌이다.
천혜향은 국산 오렌지 청견과 감귤류 앙코르를 교배하고 여기에 다시 감귤류 마코트를 교잡해 육성했다. `하늘이 내린 향`이란 이름을 얻었을 정도로 맛있다. 모양이 약간 평평하고 옆으로 퍼진 형태로 껍질이 무척 얇고 한라봉만큼 당도가 높고 신맛이 적다. 진지향은 청견과 흥진조생감귤이 섞인 것이다.

안세민 롯데마트 과일MD(상품기획자)는 "다양한 맛과 향의 만감류들이 지속 개발되고, `가심비`와 `소확행`이라는 트렌드 속에서 일반 귤 대비 다소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만감류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이한나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