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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설계] 5% 수익률 거뜬…국민연금 투자 따라하기

우리나라에선 퇴직연금·개인연금 같은 사적 연금의 운용에 관한 의사결정은 가입자 스스로 내려야 한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투자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개인을 대신해 전문가가 운용해주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사적 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근무하면서 자산을 관리할 여력이 부족하다”, “상품수가 많아 선택이 어렵다”는 하소연이 많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개인들은 투자 상품보다는 운용에 신경쓰지 않고 원금을 지킬 수 있는 은행·보험회사의 원금보장형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그 대가는 형편없는 수익률로 인해 노후 준비에 빨간불이 켜진다는 사실이다. 투자에 나서는 개인이 없지 않으나 대개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다 낭패를 당한다. 
  
사적 연금의 수령기간은 보통 10년 전후다. 연금 가입 기간 동안 연금 자산을 최대한 불려야 하지만 저금리 기조라 쉽지 않다. 연 2% 전후인 정기예금 금리 기준 원금의 2배로 느는 데 36년 걸린다. 10년 정도 쓸 노후자금을 마련하려면 아무리 못해도 5~7% 정도의 수익률을 올려야 가능하다. 
  

이 정도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건 주식 등의 투자 자산 밖에 없지만 개인은 상품 선택과 매매 방법에 관한 전문성 부족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그렇다면 수백조원의 자산을 주무르는 연기금을 따라해 보면 어떨까. 이들의 기본전략은 안전자산인 채권과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을 큰 축으로, 장기적으로 고수익을 얻는 국내외 주식을 적당히 섞는 것이다. 여기서 연 5% 이상의 수익을 내기 위한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국민연금의 사례를 보자. 지난해 11월말 현재 644조원을 굴리는 초대형 기금인 국민연금은 올해 국내 채권 45%, 해외주식 20%, 오피스 빌딩 같은 대체 투자자산 13 %, 국내 주식 18%, 해외 채권 4%의 비율로 자산을 배분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0.27% 수익률에 그쳤지만 1988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5.37% 수익률을 올렸다. 2023년까지 5년 동안의 목표 수익률은 연 5.3%.  이를 위해 주식비중을 45% 로 올리는 대신 채권은 40%로 낮출 계획이다. 국민연금이 지금까지 5% 대 수익률 방어에 성공한 것은 주식 비중을 높이고, 채권은 축소한 전략이 먹혔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중앙일보>서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