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joins.com/article/23400481
듣고 보고 씹는 기능 유지해야 뇌 활성화 촉진, 치매 위험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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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감각 기능 유지법
감각기관은 나이 들수록 자연스럽게 기능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지 말고 의치·보청기를 적극 착용하거나 백내장 수술 등을 제때 받으면서 감각 기능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력·청력과 구강 건강은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외부 자극을 받아들여 뇌를 활성화한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문연실 교수는 “듣고 보고 씹는 기능이 떨어지면 뇌로 가는 자극이 줄어든다”며 “그러면 인지 기능이 함께 떨어지고 치매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잘 못 보고 못 들으면 뇌가 받아들이는 정보가 적고 정보의 질적 수준이 떨어진다. 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일이 줄어들어 인지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구강 건강도 치매와 관련이 있다. 먼저 치주 질환이 있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커진다. 문 교수는 “치매의 요건 중 하나는 뇌에 생기는 염증인데 치주 질환이 있으면 입속 세균이 혈류를 타고 올라가 뇌에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입속 세균이 뇌에 염증 일으켜
청력·시력이 떨어지면 사회활동이 위축되는 것도 문제다. 사회활동이 줄어드는 것은 치매의 위험 인자다. 잘 듣거나 보지 못하면 남과의 대화가 어려워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소외되기 쉽다. 치아가 없으면 외모에 자신감이 떨어져 다른 사람과 만나거나 대화하기를 꺼린다.
감각 기능과 인지 기능의 연관성은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다. 일례로 지난해 국내에서는 노년기 치아 개수가 줄어들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크다는 문헌연구 결과가 나왔다.
녹내장·난청 노인 치매 가능성↑
안과 질환도 치매 위험을 높인다. 순천향의대·연세의대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활용해 100만 명의 10년치 건강 기록을 분석하고 녹내장과 치매의 연관성을 추적했다. 그 결과, 65세 이상에서 녹내장이 있으면 치매 위험이 1.8배 컸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국립노화연구소의 연구(2012)에 따르면 난청을 겪고 있는 노인의 경우 난청 정도에 따른 치매 발생 위험은 정상 노인의 2~5배였다.
듣고 보고 씹는 기능이 원활하려면 시력·청력·구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검사받아야 한다. 치주 질환이 있으면 제때 치료받고, 백내장·녹내장 같은 질환은 실명을 유발하므로 조기에 수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감각 기능을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 안경·돋보기·틀니·임플란트 등을 적극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인실태조사 보고서(보건복지부, 2017)에 따르면 노인의 46%는 씹는 기능이 불편하며 34%는 시력이, 20%는 듣는 기능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노인성 난청으로 진단을 받았으면 청각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너무 시끄러운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삼가고 난청의 정도와 유형을 측정해 자신에게 맞는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급적 양쪽에 보청기를 착용해 양쪽 청력을 비슷하게 만들거나, 한쪽만 해야 한다면 청력이 나쁜 쪽에 착용해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게 효과적이다.
<중앙일보> 이민영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