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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나물 샐러드’ 먹으니 입안 가득 산뜻한 봄

햇나물이 벌써 한창이다. 올봄은 나물이 일찍, 평년보다 적어도 열흘 빨리 나오고 있다. 지난 겨울이 덜 추웠기 때문이다.

◇나물별 영양성분과 어울리는 양념은?

햇나물은 보통 데쳐서 간장이나 된장, 고추장에 무쳐 먹는다. 하지만 나물마다 더 어울리는 양념이 있으며, 나물별로 어떤 영양성분이 있는지는 노련한 주부라도 아는 경우가 드물다.

취나물의 ‘취’는 나물이란 뜻의 채(菜)에서 유래한 말로, ‘나물 중의 나물’이란 의미다. 참취, 곰취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칼륨이 풍부해 혈압을 내리는 기능이 있어 고혈압, 심장질환자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참나물은 취나물과 ‘지존’의 자리를 다투는 나물이다. 참깨, 참나무, 참돔 등 우리나라에선 분야별로 가장 좋은 것에 ‘참’을 붙였다. 여기서 알 수 있듯, 우리 조상들은 참나물을 나물 중 최고로 쳤다. 왜 그런지는 먹어보면 안다. 생으로 먹으면 아삭아삭 입맛을 돋운다. 빈혈을 막아주는 철분, 뼈에 좋은 칼슘이 풍부하다. 

냉이는 그윽한 향과 상큼한 맛이 매력적인 나물.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은 채소이기도 하다. 100g당 단백질 함량이 7.3g으로 두부(9.3%)에 조금 못 미칠 정도다. 매운 듯 쌉싸름한 맛이 매력인 달래에는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황화알릴 성분이 풍부하다.

고사리는 한국인에게 부족하다는 칼슘이 풍부하다. 100g당 592㎎이나 들었다. 물에 푹 삶은 다음 물을 계속 갈아주면서 하룻밤 정도 담가 쓴맛과 독성을 우려내야 한다.
◇데치지 않고 생으로 먹으니 색다르네

서양사람들은 한국 나물을 ‘코리안 허브(Korean herb)’라고 부른다. 서양 허브처럼 우리 나물도 훌륭한 샐러드 재료가 된다는 소리다.. 

나물은 대체로 약간 질긴 편이라 샐러드의 주재료로 쓰기보단 부재료로 적합하다. 요리책 ‘샐러드가 필요한 모든 순간 나만의 드레싱이 빛나는 순간’을 펴낸 요리연구가 지은경씨는 "양상추, 양배추 등을 주재료로 하고 취나물·참나물 등을 부재료로 얹어보라"고 했다. "돌나물이나 세발나물은 주재료로 써도 좋아요."

나물을 날로 먹는 건 영양학적으로 이점도 있다. 영양소가 덜 파괴되기 때문이다. 노화방지 전문병원인 서울 삼성동 ‘AG클리닉’ 권용욱 원장은 "익힐 경우 비타민C 등 일부 이로운 성분이 파괴될 수 있다"고 했다.

두릅은 보통 데쳐서 초고추장을 찍어 먹지만, 한입 크기로 썰어서 샐러드에 올리면 ‘동양의 아스파라거스’ 같다.

지은경씨는 "나물로 만든 샐러드에는 된장이나 간장을 기본으로 한 드레싱이 가장 잘 어울린다"며 "달래, 냉이처럼 매운맛이 있는 나물과는 된장 드레싱이 특히 어울린다"고 했다.

서구적인 맛의 샐러드를 먹고 싶다면 가장 기본적인 샐러드인 ‘오일 드레싱’을 선택하면 된다. 한국인 입맛에 가장 맞는 오일 드레싱의 황금비율은 식초·설탕·식용유의 비율을 1.5:1:3이다.

<조선일보> 김성윤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