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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갈 것 있나요? 지하철 타고 봄꽃 나들이

◆ 4호선 타고 가는 공중정원 `서울로 7017`

서울 중구 필동 충무로역(4호선)권에서 `홈구장` 영역에 드는 서울로 7017은 그야말로 하늘 봄꽃 정원이다. 서울역, 충정로역, 충무로역 어디서든 접근 가능한 봄나들이 핫스폿이다.

심지어 명동역이나 회현역에선 걸어가도 된다. 45년간 서울역 동부와 서부를 이어오던 서울역 고가가 보행 전용길로 다시 태어난 것은 2017년의 일. `서울로7017`이라는 이름 자체가 서울역 고가가 세워진 1970년과 보행로로 재탄생한 2017년을 합성한 거다. 17m 높이의 고가도로에 17개 길을 이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 서울 빅4 봄꽃 정원 북서울꿈의숲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 권역이라면 봄나들이 핫스폿 `북서울꿈의숲`이다. 과거 드림랜드 용지 66만여 ㎡를 활용한 매머드급 녹지공원이니 볼 것 없다. 서울에서만 빅4 규모. 월드컵공원과 올림픽공원, 서울숲과 견준다. 울창한 숲의 원형과 함께 생태가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이 특징. 봄나들이 명당도 반드시 찍어야 한다

그냥 걷기 따분하다면 봄꽃 라이딩에 도전해 보자. 북서울꿈의숲은 자전거로 방문할 수도 있는 게 매력이다. 내부 도로만 500m에 달한다.

◆ 가장 아찔한 봄꽃 나들이 석촌

중력 3G의 짜릿함을 맛볼 수 있는 봄꽃 총알 여행 포인트는 서울 시내 한복판 벚꽃 명당 석촌호수. 지하철 2호선으로 편히 갈 수 있는 봄꽃 명당이다. 1000여 그루 왕벚나무를 보러 매년 30만명 이상 상춘객이 찾는다. 철쭉 붓꽃 등 야생화 30만본도 화려한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이곳 감상법은 특별 코스가 있다. 세상 가장 아찔한 봄꽃 감상법. 방법도 간단하다. 인근 롯데월드 자이로드롭 어트랙션에 오르면 된다. 

롯데월드 살벌 어트랙션 빅3 중 터줏대감으로 꼽히는 자이로드롭. 아파트 30층 높이인 지상 80m까지 사람을 들어올린 뒤에 중력가속도 빠르기로 그대로 떨어뜨린다. 이때 걸리는 하중이 전투기 기동의 절반 수준인 무려 3G. 게다가 전투기가 상승할 때 경험하는 플러스 G가 아니라 정반대의 `마이너스 G`를 경험하게 되니, 이게 사람 잡는다. 석촌호수의 1000여 그루 벚꽃을 가장 아찔하게 경험하는 순간은 자이로드롭의 판이 떨어지기 직전인 2~3초의 찰나. 딱 그때만 이 괴물 어트랙션이 느릿느릿 회전하며 석촌호수의 아찔한 봄풍경을 슬쩍 보여준다. 기분 좋아지는 그 찰나, `쾅` 소리와 함께 떨어진다. 낙하. 비명. 끝. 완벽한 총알 봄꽃 감상이다. 

◆ 명불허전 남산 북측순환로

지하철 봄꽃 나들이에 빠질 수 없는 남산고원. 4월 중순 정도가 골든 타임이다. 서울의 허파인 이곳에서도 가장 벚꽃길이 유명한 곳은 남산 둘레길 북측 순환로. 무장애길로,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도 편히 봄나들이가 가능한 최고의 핫스폿이다. 남산도서관에서 남산타워 가는 길인 남측순환로에는 왕벚나무가, 국립극장에서 목면산방 가는 길인 북측순환로에는 왕벚나무에 산벚나무까지 줄지어 피어 벚꽃 세상을 이룬다.

<매일경제> 신수익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