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0/2019032003978.html
연금보험은 이달, 종신보험은 다음달 이후 가입하라

다음 달부터 보험사들이 4년 만에 평균 수명 변화를 반영한 새 보험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4년간 늘어난 평균 수명을 한꺼번에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험을 이제 막 들려는 사람은 계산기를 신중하게 두드려 볼 필요가 있다.

◇4년 만에 평균 수명 변경… 연금보험 서둘러 들어야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새 경험 생명표를 반영한 보험 상품이 줄줄이 나올 예정이다. 경험 생명표란 보험개발원이 전체 보험사의 가입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별·연령별 사망률 등을 계산한 표다. 최근 개정 작업을 마친 새 경험 생명표가 각 보험사에 전달됐고, 이를 반영한 새 상품이 다음 달부터 나온다는 것이다. 경험 생명표가 개정되는 건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경험 생명표에선 남자의 평균 수명은 83.5세, 여자는 88.5세로 4년 전보다 각각 2.1세, 1.8세가 늘었다.

보험 가입자의 수명이 늘어날수록 보험사가 손해인 상품은 이달 내에 가입하는 편이 유리하다. 가장 대표적인 게 종신 연금보험이다. 이 상품은 노후에 사망할 때까지 매월 연금 형태로 돈을 돌려받는 상품이다. 보험사로서는 고객이 낸 보험료는 변하지 않는데, 고객이 더 오래 살게 되면서 연금을 주는 기간은 길어진다. 그러면 보험사는 연금으로 줄 돈을 줄여서 부담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

◇종신보험 가입은 다음 달까지 기다리는 게 유리

반면 새 경험 생명표가 반영되는 다음 달까지 기다렸다가 가입하는 편이 유리한 보험도 있다. 보험 가입자의 수명이 길어질수록 보험사가 이득을 보는 상품이다. 사망 때 보험금을 한꺼번에 주는 종신보험처럼 사망을 보장하는 보험이 대표적이다. 보험 가입자가 오래 살수록 보험사는 보험금을 더 늦게 줘도 되고, 그러면 여태껏 받은 보험료를 더 오래 굴려 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묻지 마 보험 갈아타기'는 피해야

그러나 보험개발원이 만든 경험 생명표는 참고 사항으로, 이를 반영해 보험료를 얼마나 올리거나 내릴지는 보험사마다 알아서 결정한다. 특히 대형 보험사는 자체 데이터가 충분하기 때문에 경험 생명표를 말 그대로 참고만 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생명보험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특정 회사만 전체적인 흐름을 거스를 순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기존 보험 가입자는 가입 당시 경험 생명표를 바탕으로 이미 보험료가 결정돼 있기 때문에, 경험 생명표가 바뀐다고 해도 아무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음 달부터 새 개정 생명표가 나오면 일부 보험은 보험료가 낮아지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기존 가입자의 '보험 갈아타기'는 신중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보험을 중도에 깨면 여태껏 낸 원금에 사업비 등을 뗀 나머지 일부만 돌려받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이기훈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