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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푸드에 길든 입맛…채소 안먹는 청소년들

경기도 성남에 사는 A씨(44)는 최근 채소를 먹지 않는 초등학교 4학년 자녀 때문에 걱정이다. 학교 입학 전부터 편식이 심해 계속 식단을 바꾸려고 노력 중이지만 아직도 김치를 뺀 대부분의 채소를 먹지 않는다.

초등학생을 포함한 미성년 학생들이 채소 대신 패스트푸드와 라면을 자주 먹고 채소나 우유·유제품은 갈수록 적게 섭취하면서 학부모들의 걱정도 더해지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가 최근 집계한 통계조사 결과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져 교육당국의 대책 마련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또 아침 식사를 거르는 학생 비율도 4년 연속 늘어나 청소년 건강에 위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교육부가 27일 발표한 `2018년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에 따르면 권장 식습관 지표인 매일 채소를 섭취하는 비율은 초·중·고 전 학년에 걸쳐 작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 섭취율은 작년보다 2.4%포인트 떨어진 28.87%를 기록하며, 최근 5년 동안의 조사에서 처음으로 30% 밑으로 떨어졌다. 우유 등 유제품을 매일 섭취하는 비율도 중·고등학생은 최근 5년 동안 비슷했지만 초등학생군에서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식습관 개선을 위해 요리법 공유는 물론 야채즙 상품 구매 등 보완책 찾기에 나섰다. 미취학 아동 등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자녀에게는 같이 요리를 하거나 채소 색을 활용해 거부감을 줄이는 방식도 자주 사용됐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학생 비율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작년에는 초중고생 모두 4년 연속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초등학생은 2015년 3.93%에서 작년 6.07%로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중학생은 12.08%에서 16.23%, 고등학생은 15.12%에서 19.69%로 둘 다 4%포인트 이상 늘었다. 

일주일에 3일 이상 숨이 차거나 땀이 날 만큼 격렬한 운동을 하는 비율은 학년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초등학생은 2014년 55.61%가 격렬한 운동을 한다고 답했다가 지난해 59.25%를 기록해 5년 만에 3.64%포인트 늘었다.

이 같은 식습관은 청소년들의 신체 발달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같은 조사에서 최근 5년간 학교 급별 최고 학년의 평균 키는 고등학교 3학년 남녀 모두 둔해진 성장세를 보였다. 고교 3학년 남학생은 2014년부터 4년 연속 173.5㎝를 유지하다 작년 0.3㎝ 성장한 173.8㎝를 기록했다. 고3 여학생은 작년보다 0.1㎝ 줄어든 160.9㎝를 기록했다. 반면 몸무게는 고3 여학생만 전년보다 소폭 감소하고, 그 밖에는 모두 증가했다.

 특히 중3의 경우 남학생은 전년 대비 1.0㎏, 여학생은 0.9㎏ 늘어나는 등 급증세를 보였다. 또 비만군율은 25.0%(비만율 14.4%, 과체중 10.6%)로, 5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교육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식생활 습관 개선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매일경제> 이진한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