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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만 잘 씻어도 괜찮다는데…A형 간염, 유독 2040 환자 많은 이유는
대전 세종 등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A형 간염 환자가 늘고 있다. 올해 A형 간염 환자는 3888명으로 지난해 감염자(2437명)를 넘어섰다. 지역별 인구 대비 환자를 보면 대전이 10만 명당 42.8명으로 가장 많았다.
집단 발생 위험 큰 1군 감염병
A형 간염은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다. 마시는 물이나 식품 등으로 전파되고 집단 발생 위험이 커 1군 감염병으로 분류된다. 바이러스가 장을 통해 혈액으로 들어간 뒤 간 세포 안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간염은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성 간염과 비(非)바이러스성 간염으로 구분된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종류에 따라 A형부터 E형까지 다섯 종류로 나뉜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의 대변 등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 오염된 손에 닿아 옮기거나 오염된 지하수 등을 마시면 감염될 위험이 크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으로 익히지 않은 음식을 한 뒤 이를 먹어 감염되기도 한다.
면역력 좋은 세대 환자가 많아
A형 간염은 대개 어릴수록 증상이 약하기 때문에 ‘위생의 역설’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힌다. 위생의 역설은 지나치게 위생적이고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어렸을 때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노출되지 않아 성인이 된 뒤 오히려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은 급격한 경제 변화를 겪으면서 세대별 위생 격차도 심하다. 나쁜 위생 환경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된 50대 이상 연령층의 A형 간염 항체 양성률은 97%를 넘는다. 대부분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면역력이 있다는 의미다. 40대는 80.3%로 이보다 낮다. 상대적으로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국내 20대의 항체 양성률은 12.6%다. 30대도 31.8%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예방접종, 손 씻기 도움
A형 간염은 익히지 않은 음식, 지하수, 성관계, 혈액 등을 통해 전파된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비교적 감염자가 많다.
A형 간염은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안정을 취하고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된다. 이상헌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간담췌내과 교수는 “A형 간염은 오염된 손을 통해 쉽게 전파되기 때문에 손 씻기로 개인위생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며 “5월에는 휴일이 많아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도 늘어나는데 현지에서 날음식이나 씻지 않은 과일 등은 먹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A형 간염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영유아는 생후 12개월 이후에 1차 근육주사를 맞고 6~18개월이 지난 뒤 2차 접종을 한다. 성인은 첫 번째 주사와 두 번째 주사 간격을 6~18개월 정도 두고 두 번 근육주사를 맞으면 된다.
<한국경제> 이지현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