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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도시` 충주에서 유유자적 여름나기
여행할 때 버리면 버릴수록 좋은 것이 있다. 바로 기대감이다. 특히 국내 여행을 떠날 때 더 그렇다. 국내를 다니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보물을 발견할 때가 종종 있는데, 백이면 백, 기대도 안 했던 장소에서 발생한다.
◆ 뿌리 깊은 고장 충주
차라리 몰랐으면 덜했을 텐데, 1박2일 인연을 맺고 나니 더 미안해졌다. 허구한 날 `청주`와 헷갈렸던 지난 시절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이 기회에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겠다. 뿌리 깊은 역사의 도시, 충주에 대해 말이다.
청주와 매일같이 헷갈리는 도시 충주는 스스로 `한국의 중심 도시`라고 우긴다. 정말 미안하지만 처음엔 코웃음이 났다. 이렇게 존재감이 없는 곳이 우리나라의 중심이라니. 충주에 다녀왔다고 하면 10명 중 9명이 `청주`를 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충주 사람들은 `충주`라는 이름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다시, 별명으로 돌아가서 충주 사람들은 `대한민국 중심 고을 충주`를 캐치프레이즈처럼 말한다. 공문서에도 늘 들어 있는 문구다. `忠(충성 충)` 자를 뜯어보면 `가운데 중(中)`과 `마음 심(心)`이다. 말 그대로 중심 고을이다.
◆ 한 사람의 인생을 담다 `오대호 아트팩토리`
충주 땅에 들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복합문화공간 `오대호 아트팩토리`였다. 정크아트 전문 환경미술가 오대호 관장(65)이 운영하는 `오대호 아트팩토리`는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강소형 잠재 관광지다. 강소형 잠재 관광지는 지역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를 발굴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육성해나가는 사업으로 올해 첫선을 보였다.
2019년 5월 문을 연 오대호 아트팩토리는 양성면 옛 농암초등학교 터에 들어섰다. 오대호 관장의 정크아트 작품 10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그는 20년 전 정크아트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정크아티스트다.
오 관장은 정통 미술학도가 아니다. 20년 전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을 운영하다가 문을 닫고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정크아트에 빠졌다. 그는 기계과 출신이다. 처음 정크아트를 시작했을 때 비주류라고 욕을 하도 먹었다. 그래서 미대를 다시 가서 졸업장도 땄다.
◆ 알고 보니 물의 도시
충주의 또 다른 별명은 바로 `물의 도시`다. 지도를 들여다보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된다. 충주시 중심에는 무려 4개의 굵직한 물줄기가 지난다. 동쪽에서 충주시청을 휘감아 북쪽으로 이어지는 남한강, 충주시청을 기준으로 남쪽엔 달천이, 서쪽엔 요도천이 흐른다. 그리고 충주를 대표하는 명소마다 수려한 물줄기를 끼고 있다
햇살이 누그러드는 오후 5시쯤엔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을 보러 갔다. 우리나라 중앙부에 위치한다고 해서 `중앙탑`이라고 불린다. 구릉 위에 높게 세워진 탑 주변으로 푸른 잔디밭이 펼쳐졌다. 수려한 노송이 그늘을 내주고 바라만 봐도 가슴 뻥 뚫리는 공원가를 두르고 있다.
<매일경제> 홍지연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