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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건강 첫 관문은 70대…정기검진으로 장수열차 타세요
"나이 70이면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하고, 80이면 청년이다. 90세가 되어 하늘의 부름을 받거든 100세까지 기다려 달라고 돌려보내라.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의기가 성해지고 자식들에게 기대지도 않는다."
70대는 옛날에 고령으로 분류됐지만 요즘에는 `젊은 오빠`로 불릴 만큼 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요즘 신체 나이는 실제 나이에 0.7~0.8을 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예를 들어 75세라면 신체 나이는 약 53~60세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여든을 넘지 못하고 별세한 사람에게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신체적·정신적 질환 없이 건강하게 사는 90세 이상 이들을 `슈퍼에이저(Super Ager)`라고 부른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유전적 요인은 20~3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뒤집어 말하자면 올바른 음식과 생활습관이 장수(長壽)의 70~80%를 결정한다는 얘기다.
김종인 원광대 장수과학연구소장(보건복지학부 교수)은 "40·50대 때 과음, 흡연, 운동하지 않는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65~75세 때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이 급격히 발생해 일부는 사망하고, 일부는 병이 나아서 80~90세까지 산다"면서 "젊은 시절부터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르지만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술과 담배를 끊고, 영양 관리에 신경 쓰고, 매일 최소 30분 이상 운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지병원에서 자기 부담 종합정밀검진 수검자 6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령대별로 40대와 70대의 검진 비율이 가장 낮았다. 50·60대 수검자는 각각 29%, 22%로 전체 수검자 중 절반을 차지해 비교적 건강검진에 적극적이었지만 40대와 70대는 각각 17%, 6%에 그쳤다.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이 100명이라면 단지 6명이 70대라는 얘기다. 70대는 건강 관리를 아예 포기하거나 자식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는 이유로 검진에 소극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상일 양지병원장은 "40대는 모든 질환이 시작되는 시기고, 70대는 3가지 이상 질환이 동반되는 다질환자가 급증하는 시기지만 정기 검진을 하지 않으면 몇 년 후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40대는 각종 성인병은 물론 소화기계, 심·뇌혈관계, 근골격계 등 다양한 질환의 시초가 될 만한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지만, 70대는 근골격계, 심·뇌혈관 질환은 물론 혈관성 치매, 수면장애,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 질환도 급격히 늘어난다.
세계 장수마을 곳곳을 취재한 미국 댄 뷰트너 작가는 "치매나 질환 없이 건강하게 사는 장수인은 심장병, 당뇨, 암과 같은 질환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면서 "식사는 콩, 잡곡, 채소를 즐겨 먹고 평소 걷기, 가축 돌보기, 정원 관리로 끊임없이 움직이며(운동)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면서 사교 활동을 지속하고 낮잠 자기, 소식, 야식 먹지 않기 등 공통점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이병문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