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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노인 돌보는 '노노(老老)케어' 시대 온다

50여년 후에는 노인 인구가 생산연령인구(생산 활동을 할 수 있는 인구)를 웃돌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고령인 자녀가 부모 등 다른 노인 가족을 돌보는 ‘노노(老老) 케어’ 현상이 갈수록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2067년, 전체 인구 47%가 노인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한국의 사회 동향’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비중은 2067년 46.5%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같은 기간 45.4%까지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노인 수(노년부양비)는 2067년 100.4명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청년·중장년층 1명이 노인 1명 이상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로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 케어’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2016년 고령화연구패널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 중년층·고령자의 4.9%가 질병·노환 등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가족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이들 중 28.4%는 이런 가족을 직접 돌봤다고 응답했다. 주요 돌봄 대상은 배우자 56.6%, 부모 36.4%로 자녀(9.1%)보다 4~6배 많았다. 직접 돌봄 외에도 노인 자녀가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한 경우도 69.7%에 달했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관측이다.
 

소득 적을수록 오래 못 산다

노인 인구 비중은 늘고 있지만, 소득 수준에 따라 수명도 달라지는 '건강 불평등'은 심화할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은 정기적인 치료 등 건강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04년에는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기대수명 차이가 6.24세였지만 2017년에는 6.48세로 증가했다. 2030년 이 수치는 6.73세까지 벌어질 전망이다. 스스로 건강상태를 평가한 '주관적 건강 수준'은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간 격차가 1.62배(2017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10개국 중 가장 높았다.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 수, OECD 최고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노인 비율은 크게 상승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2년 5392명에서 지난해 3781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이중 노인 사망자 비율은 같은 기간 34.6%에서 44.5%로 올랐다. 한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도 노인 교통사고 사망률이 높은 축에 속한다. 한국의 노인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2016년 기준)는 25.6명으로 OECD 평균(8.8명)의 3배에 달한다. 

<중앙일보> 허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