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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데드 크로스' 눈앞…인구 자연증가율 ‘0%’

인구 절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지난 10월 인구 ‘자연증가율(인구 1000명당 출생률-사망률)’이 0%를 기록했다.

출생은 역대 최저·사망은 역대 최고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인구 자연증가율(10월 기준)은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0%를 기록했다. 월별로는 2017년 12월(-0.4%)과 2018년(-0.9%) 12월을 기록한 적이 있지만, 12월의 경우 한파 등으로 사망자는 많고, 출산은 다음 해 초로 미루는 경향이 있어 출산자가 적다. 10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초다. 
 
10월에 태어난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건수)는 단 128명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나온 1983년 이후 가장 적다.
 
이는 10월 태어난 출생아 수가 1981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영향이다. 10월 출생아 수는 2만5648명으로 32개월 연속 최저 기록을 경신 중이다. 지난해 같은 달(2만6474명)보다 826명(3.1%)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연간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5.9명이다. 역시 10월 기준으로 2000년 집계 이래 최소치였다. 10월 기준 조출생률이 5명대로 떨어진 건 처음이다.
 
 
반면 사망자 수는 2만552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10명(2%) 늘었다. 역시 역대 최대치로 2015년 10월 이후 5개월째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데드 크로스‘초읽기’…올해 정부 목표치 미달할 듯

이에 따라 정부가 예상했던 올해 출생아 수 전망치(30만9000명)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지게 됐다. 올해 10월까지 출생아 수는 총 25만7966명. 전망치를 넘기려면 11월과 12월 총 5만1034명이 태어나야 한다. 그러나 연말로 갈수록 출생아 수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데다 그마저도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2017년과 2018년 12월은 추위에 따른 고령자 사망이 늘면서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수치가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영향으로 오히려 올해 출생아 수가 30만 명을 밑돌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올해 출생아 30만명을 넘을 것 같냐’는 질문에 “못 넘을 가능성이 있다”며 “출산과 결혼을 안 하는 경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30대, “주택문제·경쟁적 문화 탓”
결혼 적령기에 있는 청년들은 주택 마련 등 경제적 문제와 경쟁적 교육문화 등을 저출산의 원인으로 꼽았다. 직장인 김 모씨(27·남)는 “혼자 살 주택을 마련하기도 힘든 형편에 학비까지 고려하면 출산이 아니라 결혼도 고민하게 된다”며 “특히 자녀를 갖지 않은 ‘딩크족’들이 비교적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면 출산이 필수적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허정원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