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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 `꽈당`…어르신 엉덩이 골절·합병증 위험

날씨가 추워지면 야외 활동과 운동량이 줄고 그만큼 관절이 경직되면서 쉽게 골절 위험에 노출된다. 고관절은 엉덩이 관절 부위를 말한다. 오른쪽과 왼쪽에 각각 하나씩 있는데, 골반과 넙다리뼈를 연결해 체중을 지탱하고 걷기와 달리기 같은 다리운동을 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고관절은 크고 단단한 뼈로 구성돼 있어 건강한 젊은 성인은 골절 위험이 다른 부위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고령이거나 골다공증으로 뼈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는 골절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 골절 주요 원인은 급성 외상이다. 넘어질 때 고관절 주변을 부딪치면서 골절이 발생하는 것이다. 전상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겨울철에는 노인성 고관절 골절이 많이 발생하는데, 고관절이 부러지면 치료가 힘들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는 만큼 예방이 최선"이라며 "특히 비나 눈이 내린 뒤 길 위에 남아 있던 습기가 햇볕에 채 마르기 전에 얼어붙어 생긴 이른바 `블랙아이스`는 낙상 위험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에 노인성 고관절 골절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잘 넘어질 수 있는 환경, 즉 빙판길이 많이 생기고 일조량이 적어 비타민 D 합성이 적을 뿐 아니라 추운 날씨에서 오는 근육 강직으로 균형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사타구니와 골반 옆에 통증이 생겨 걷기가 어려워진다. 낙상은 빙판길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쉽게 일어난다.

노인성 고관절 골절이 발생해 병원을 찾게 되면 X선 촬영과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시행한다. 대다수 노인성 고관절 골절은 단순 X선 사진으로 진단할 수 있지만, CT로 골절 양상을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

노인성 고관절 골절은 수술을 하더라도 예후가 좋지 않은 사례가 많다. 한번 골절이 발생하면 이후 재골절 위험이 3배 이상 증가하며 수술 전 상태로 회복될 확률은 50~70%에 불과하다. 고령이거나 골다공증, 당뇨로 뼈가 약해진 환자는 심하면 수술 후 1년 이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실제로 노인성 고관절 골절 후 1년 이내에 사망한 확률은 2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골다공증과 같은 기저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은 일상생활 중 넘어지거나 부딪히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평소 골밀도를 높이는 음식을 섭취하고, 꾸준히 규칙적으로 근력 강화 운동을 해야 한다.

 뼈를 튼튼히 하려면 칼슘이 많이 함유된 우유, 플레인 요구르트, 콩, 두부, 김, 다시마, 멸치, 건새우 등을 고루 섭취한다.

전 교수는 "영양 섭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운동은 체내 칼슘의 흡수 능력을 높일 뿐 아니라 골밀도를 유지하도록 돕는다"며 "그러나 무리한 운동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해 뼈 건강과 근력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이병문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