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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질환 주범` 중성지방…30·40대男 3명중 1명 위험
건강검진을 받으면 `중성지방(中性脂肪)`이 높다며 "방치하면 혈관 건강이 악화돼 동맥경화증이나 고지혈증이 생겨 협심증, 뇌졸중, 심근경색 등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한다"는 경고와 함께 수치(정상범위 149㎎/dL 이하)를 낮추라는 조언을 자주 듣게 된다. 중성지방은 자체로는 독성이 없어 인체에 크게 해롭지 않다. 하지만 비만으로 너무 많아지면 콜레스테롤을 변형시켜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증, 췌장염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30·40대 남성층은 3명 중 1명이 고중성지방혈증으로 추측돼 중성지방 수치를 관리해야 한다.
지방의 한 형태로 우리 몸 여러 곳에 존재하는 중성지방은 독성이 없고 1g당 약 9㎉ 정도로 낼 수 있는 에너지에 비해 무게가 가벼워 훌륭한 에너지 저장고다. 음식물에서 공급되는 당질과 지방산을 재료로 간에서 합성되며, 칼로리 섭취가 부족하면 체내에서 에너지원으로 분해해 사용한다. 하지만 중성지방이 많아지면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한다
중성지방은 적당히 있으면 문제가 없으나 너무 많으면 다양한 문제를 유발한다. 이에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혈액의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지면 혈관에 좋은 HDL-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혈관에 나쁜 LDL-콜레스테롤 입자를 작고 단단하게 변형시켜 혈관을 잘 뚫고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고 동맥경화증을 유발해 뇌경색, 심근경색, 협심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성지방 수치가 500㎎/dL 이상으로 과도하게 높은 경우에는 심한 복통과 함께 응급질환인 급성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내과학회지에 보고된 연구에서도 혈액의 중성지방이 100㎎/dL 오를 때마다 급성 췌장염 위험도가 4%씩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등 혈액의 중성지방은 많아질수록 다양한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고중성지방혈증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혈액검사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중성지방 수치는 음식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12시간 이상 금식하고 채혈하는 것이 원칙이다. 중성지방 수치가 200㎎/dL 이상이면 생활 습관 교정과 함께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정확한 검사를 해야 한다. 술이나 기름진 음식,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이 중성지방을 잘 올리며 △비만하거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대사증후군 환자 △만성콩팥병 환자가 중성지방이 높다.
중성지방을 조절하려면 기본적으로 식사요법, 운동요법, 체중 조절 등 생활 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정 교수는 "아무리 좋은 약을 처방받아도 식사나 운동 요법 없이는 고중성지방혈증을 관리하기 어렵다. 하지만 처음부터 무리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오히려 의욕을 떨어뜨려 운동과 식사 조절 계획을 포기하게 만든다. 주 3회 무조건 헬스장에서 운동하기와 같은 무리한 계획보다는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으로 이동하기, 술이나 지방 또는 탄수화물 많은 음식 줄이기 등 작은 계획부터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매일경제> 이병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