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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둘레길 6개월간 청소하며 완주할게요”

“아름다운 서울, 깨끗한 서울, 행복한 서울!”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공원에서 손에 목장갑을 낀 70~80대 60여 명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들은 서울 양천구 양정중·고등학교 졸업생이다. 양정고 45회 졸업생들은 올해가 고등학교 졸업 60주년이라고 한다. 그래서 특별한 졸업 기념 행사를 열기로 했다. ‘양정서울둘레길 CLEAN(클린) 탐사대’라는 모임을 만들어 6개월간 총 157km에 이르는 서울 둘레길을 돌며 환경 미화 및 산불 예방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동참하기로 한 45회 졸업생들과, 비슷한 연배의 양정중·고교 출신들이 이날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이날 시작은 산악인 엄홍길(62) 대장이 선두를 이끌었다. 졸업 60주년 대회의 준비위원장인 고인경(78) 청은학원 이사장이 파고다교육그룹 회장으로 있을 당시부터 15년 넘게 후원해준 인연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한다.

첫날 산행은 우면산 둘레길 약 4.2km를 포함해 우면산 아래 대성사까지 이어졌다. 머리가 희끗한 대원들은 20L짜리 종량제 봉투와 길이 약 70cm의 집게를 들고 둘레길 곳곳에 버려진 종이컵, 담배꽁초 등을 주웠다. 고인경 이사장은 “해가 저물어 가는 나이지만 사회 일원으로서 우리의 역할을 고민하다 탐사대를 조직하게 됐다”며 “매주 금요일마다 틈틈이 둘레길을 걸어 6개월 안에 완주가 목표”라고 했다. 엄홍길 대장은 “연세가 적지 않은데도 동창들이 모여 의미 있는 일을 위해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했다.

<조선일보> 채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