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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가 지배하는 증시, 10년만의 저점매수 기회

코로나 사태로 각국의 생산은 중단되고 소비는 위축되며 투자가 지연되면서 최악의 경제 상황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제로금리 시대 투자수익 노려야

한국은행은 코로나 쇼크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전격 인하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진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제로(0)금리 시대'에 은퇴 자산의 규모를 키우려면 주식으로의 분산 투자가 불가피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기금 적립금 736조7000억원 중 주식 투자 비중은 40.6%를 차지한다. 은퇴 자산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령, 투자 성향, 운용 기간 등에 따라 적절히 선택할 수 있다. 주식에 투자해서 돈 버는 원리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싸게 사서 비싸게 팔 확률을 높일 수 있을까.

◇"공포에 사서 탐욕에 팔라"

남들과 반대로 움직이면 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 가능성이 높다. 공포에 사서 탐욕에 팔라는 얘기다. 모든 사람들이 엄청난 투자수익을 욕심내면서 증시로 몰려들 때에는 고점일 공산이 크므로 주식을 팔고 나와야 하고, 투자 손실이 두려워 그 누구도 증시에 진입할 엄두를 내지 못할 때가 저점일 수 있으니 바로 그때 매수하라는 것이다.

2008년에도 코스피는 전고점인 2000포인트에서 절반 이상 하락한 950까지 밀렸으나, 투자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은 상황이라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선뜻 나서기 어려웠다. 당시에는 코스피가 500 혹은 심지어 300 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압도적이었다. 남들과 반대로 움직이기는 그만큼 어렵다

◇간단하지만 강력한 '정액 적립식' 투자

남들과는 달리 주가가 폭락했을 때 과감하게 매수하고 주가가 급등했을 때 가차없이 매도하는 방법, 그리고 주식의 정해진 비중을 정기적으로 맞춰주는 리밸런싱 방법이 투자자들의 고민을 완전히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상대적으로 간편하면서도 속 편한 방법은 적립식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매월 일정한 금액을 정해진 날짜에 꾸준히 투자하는 방법 말이다.적립식 투자 혹은 월납은 매월 일정한 금액을 꾸준히 투입하면, 주가가 낮을 때는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주식을 사고 주가가 높을 때는 같은 금액으로 알아서 적은 수의 주식을 사게 된다.

적립식 투자는 낮은 가격에 보다 많은 주식을 매수함으로써 주당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고 주가 상승 시 수익 기회를 제고한다. 금융 위기가 발생해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때 적립식 투자자들은 매입 단가를 낮춰가며 주식을 많이 보유하게 되고, 이후 주가가 반등하면 평가금액이 높아져 수익률이 상승하는 원리이다.

적립식으로 투자하다가 목표 수익률이 충족됐을 때에는 한 번씩 목돈을 정리해 안전한 자산으로 이동함으로써 은퇴 자산을 보존하되, 적립식 투자는 멈추지 않아서 언제 올지 모르는 투자 기회를 계속해서 잡아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 이명열 한화생명 마케팅역량팀 투자전문가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