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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 수령액은 채무로 간주… 상속세 줄이는데 효과적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보면 앞으로 세금 고지서 받기가 두려워진다.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4.73%, 대전은 14.03% 뛰었다

공시가격이 급격히 뛴 집을 가지고 있다면 앞으로 재산세·종합부동산세가 대폭 오른 세금 고지서를 받을 게 뻔하다.

더군다나 비싼 보유세를 내가며 재산을 상속해준다고 하더라도 남은 가족에게는 높은 상속세가 부담 될 수 있다. 따라서 가격이 많이 오른 부동산이 있다면 재산 포트폴리오를 합리적으로 구성하는 게 고세금(高稅金) 시대 처세법이다.

◇실거래가·공시가격 올라도 상속세 공제 항목은 그대로
아파트·오피스텔처럼 단지 내 동일 평형의 실거래가 존재하는 부동산의 상속세·증여세를 계산할 때는 최근 6개월 내 실거래 가액으로 평가된다. 반면 단독주택·토지는 주택 공시가격 또는 개별 공시지가로 평가한다.

물론 재산을 물려받는다고 무조건 상속세를 내는 건 아니다. 각종 공제 항목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상속세를 계산할 땐 '일괄 공제'로 5억원이 적용된다. 또 사망 당시 배우자가 생존해 있는 경우, 배우자 상속 공제가 최소 5억원 추가 적용된다.

문제는 이 같은 상속세 공제 항목은 1990년대부터 수십 년째 그대로라는 것이다. 그사이에 수도권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과거에는 정말 부자들만 상속세를 걱정하면 됐다. 그러나 이제는 수도권에 집 한 채 갖고 있어도 상속세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상속세 줄이려면 조기 증여가 유리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상속세 절세 전략은 조기 증여다. 공시가격 급등과 보유세 강화에 따라 재산을 생전에 증여하는 게 차츰 유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세청에 신고된 증여 건수는 2014년 8만8972건에서 2018년 14만5139건으로 급등했다. 상속세를 아끼기 위해서는 증여를 서둘러 할수록 좋다. 왜냐하면 배우자·자녀에게 증여 후 10년 이내에 사망하면, 증여 재산이 상속 재산에 합산되기 때문이다.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 절세 전략이 될 수 있다. 주택연금은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맡기고 사망할 때까지 매달 일정액을 연금 형태로 받는 제도다.

주택연금 가입 문턱은 차츰 낮아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주택연금 가입 연령은 종전 만 60세 이상에서 만 55세 이상으로 낮아졌다. 주택 소유자나 배우자가 만 55세 이상이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2007년 515명에서 올해 2월 7만2359명으로 증가했다.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72세이고, 월평균 수령액은 101만원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면 주택 가격이 시가 9억원 이하여야 한다. 정부가 주택연금 가입 기준을 시가 9억원 이하에서 공시가격 9억원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다. 따라서 보유하고 있는 주택 가격이 비싸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없는 경우, 작은 주택으로 갈아타 주택연금에 가입하고 남는 돈을 가족에게 증여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조선일보> 정원준 한화생명 마케팅역량팀 세무사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