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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가 꿈꾸는 장애인 직원들…그 길에 작은 사다리 놓아주고파

"우리는 앞으로 20년은 잘돼야 하는 회사입니다. `20년 이상 다니고 싶다`는 장애인 직원이 많거든요. 정부 디지털 뉴딜로 창업 이래 최고의 기회를 만났지만, 더 나은 미래와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를 가공하는 정보기술(IT) 기업 테스트웍스의 윤석원 대표(48)는 인터뷰 내내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면서 경제적 성장까지 두 토끼를 잡는 성공 모델로 꾸준히 오래가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테스트웍스는 전체 임직원 중 38%가 취약 계층인 사회적 기업이다. 경력단절여성을 비롯해 발달장애인 10명과 청각장애인 7명이 함께 일한다. 분야와 업무에 따라 다르지만 첫 급여는 2000만원대 초·중반이다. `데이터 라벨링`이라고 불리는 AI 학습용 데이터 가공은 아기에게 말을 가르칠 때처럼 거리 사진을 보고 `이건 자동차, 이건 신호등` 식으로 AI가 인식할 수 있는 `라벨`을 달아주는 작업이다. 단순 반복 업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떤 데이터인지에 따라 난이도가 천차만별이고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AI 학습용 데이터 가공업체는 80여 곳이지만, 그중 사회적 기업은 테스트웍스가 거의 유일하다. 윤 대표는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미국 코넬대로 유학을 가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와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SW) 품질관리 전문가로 일했다. 마흔 중반, 윤 대표는 20대부터 꿈꾸던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겠다며 삼성을 박차고 나왔다. 2015년 창업 당시 2명이던 직원은 95명으로 늘었다.

그는 "제 인생에 3년쯤은 가슴 뛰는 일에 올인하고 싶었다. 10년 이상 전업주부로 있었던 경력단절여성 등 고용 취약계층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특히 SW 테스트는 발달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이 잘할 수 있는 분야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창업 3년간 대출받지 않겠다. 한번이라도 순이익을 못 내면 닫는다. 투자 유치를 최소화한다`고 스스로와 한 약속을 지켰다. 사무실 월세 등 모든 비용을 최소화하고 직접 재직자 대상 IT 교육을 하면서 급여를 번 덕분이었다. 작년 매출은 49억원, 올 상반기 확보한 매출만 70억원으로 연매출 1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장애인 직원의 눈부신 발전이다. 청각장애로 취업이 어려웠던 직원들은 `IT 전문가`의 꿈을 키운다.

윤 대표는 "향후 2~3년은 AI 학습용 데이터 가공시장이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본다. 양질의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고객사들이 빠르게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AI 생태계가 건전하게 구축되기를 바란다"며 "국내 사업을 꾸준히 확장하면서 베트남 등에 테스트웍스의 사회적 포용 모델을 수출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신찬옥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