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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한·고열·두통…감기로 오해 쉬운 뇌수막염

요즘 같은 여름철 고열과 오한, 두통 등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쉽게 오해받는 질환이 있다. 바로 뇌수막염이다.

뇌수막염은 뇌실질 또는 뇌를 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해 염증이 생기는데,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뇌염 등으로 진행돼 후유증이 생기거나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뇌수막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한데, 감염성 원인으로 바이러스가 뇌의 척수액으로 침투해 발생하는 염증이 대표적이다. 또 다른 감염성 원인으로 세균이나 진균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밖에도 자가면역, 부종양 등 비감염성 원인으로도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뇌수막염 초기 증상은 우리가 흔히 아는 감기와 매우 유사하다. 38도 이상의 고열과 오한, 두통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며 의식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 변정익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초기에는 감기나 독감과 비슷해 오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과 비교했을 때 뇌수막염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나며 드물게 국소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때도 있다"고 설명한다.

뇌를 싸고 있는 수막에 염증이 생기면 검진 때 목이 뻣뻣해져 움직임에 제한이 있는 경부 경직과 뇌압이 올라가며 메스꺼움과 구토가 나타날 수 있다.

뇌수막염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발생하면 뇌영상 검사와 뇌척수액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뇌척수액의 압력이나 색깔을 확인하고 염증세포 수, 세포 종류, 단백질 및 포도당 수치를 확인한다. 정확한 감염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염색이나 배양검사·항체검사, 또는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를 시행해 양성 결과를 보이면 확진하게 된다.

변 교수는 "세균성 뇌수막염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정확한 진단과 함께 경험적 항생제 치료를 일찍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막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에 따라 다르겠지만, 10~14일 정도 치료가 필요하다. 적절한 항생체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다양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생길 수 있으며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바이러스가 원인일 때는 수막염에만 국한된다면 해열제나 수액 치료와 같은 대증치료만으로도 대부분 자연 호전된다. 감기처럼 열이나 두통에 대한 증상 완화요법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뇌실질에 염증이 있는 바이러스성 뇌염은 조속한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필요하다. 때때로 세균성 수막염과 구분하기 힘들 때도 있어 항바이러스제와 경험적 항생제를 병용할 수 있다.

<매일경제> 이병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