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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없이 내리칠수록 맛있어지는 '악마의 통닭'

폴로 알라 디아볼라(Pollo alla Diavola)는 피렌체, 로마 등 이탈리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닭요리. 이탈리아에선 매운 음식에 흔히 ‘디아볼라(악마)’라는 표현이 붙는데, 고춧가루가 (이탈리아인 기준으론) 듬뿍 들어가 매운 맛을 간 양념을 반으로 갈라서 펼친 닭에 고루 바른 뒤 프라이팬이나 그릴에 구워내는 요리다.

양념은 고춧가루·올리브오일·소금 딱 3가지. 만드는 법도 앞뒤로 노릇하게 굽기만 하면 되는데, 굳이 팁을 준다면 닭을 최대한 납작하게 펼쳐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조리용 망치나 밀대로 사정없이 내리쳐야 한다. 닭고기 특히 닭다리 부분은 살이 두껍고 뼈까지 있어서 생각보다 잘 익지 않기 때문이다. 굽는 동안 물을 가득 담은 냄비 등 무거운 물건으로 눌러주면 닭을 고르게 잘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매콤하고 느끼하지 않아 한국인 입에 특히 맞을 듯하다. 고춧가루는 어떤 것을 사용해도 괜찮지만, 아무래도 이탈리아 고추 페페론치노를 사용해야 본토의 맛이 구현된다. 한국 고추는 감칠맛이 좋아서 페페론치노와는 매운맛의 결이 다르다. 페페론치노 구하기 힘들다면 카이엔 고추를 사용해도 괜찮다. 파프리카를 쓰면 붉은빛을 내면서도 매운맛은 줄일 수 있다. 레시피는 이탈리아 요리책 '실버스푼(Silver Spoon)'을 기본으로 하되 국내 실정에 맞게 요리법이나 양념을 조정했다. 

폴로 알라 디아볼라(Pollo alla Diavola)

닭 1마리
올리브오일 4큰술
고춧가루 2큰술
소금 20g

1. 닭을 배에서 수직으로 갈라 펼친다. 요리용 망치나 밀대 등으로 평평하게 두드린다.
2. 올리브오일에 고춧가루와 소금을 섞는다.
3. 2의 양념을 닭 전체에 고루 바른다.
4. 프라이팬을 달궈 3의 닭을 올린다. 한쪽 면이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15분쯤 중간불에서 익힌다.
5. 닭을 뒤집고 물을 담은 냄비 등 무거운 물건을 올려 눌러준다. 속까지 부드럽게 익도록 약불에서 45분쯤 익힌다.

<조선일보> 김성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