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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머리 지끈지끈, 엊그제 일도 깜빡깜빡…혹시 모야모야병?

아지랑이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처럼 뇌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이 있다. 바로 `모야모야병`이다. `모야모야(もやもや)`는 앞서 설명한 모습을 표현한 일본어다. 특별한 원인 없이 목동맥 및 주요 뇌혈관이 만성적으로 차츰 좁아져 혈류 공급에 이상이 발생해 뇌졸중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통계상 사춘기 전, 40·50대 중·장년층 비율이 높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이 질환은 환자 약 15%가 가족력을 보인다.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모야모야병 환자는1만 2870명(2019년 기준)으로 2015년 이후 매년 1000명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지욱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모야모야병과 관련해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통계상 사춘기 전 소아청소년기와 40·50대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병하며 성별로 분류해보면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이 약 2배 높다"면서 "최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소위 모야모야 유전자라고 부를 수 있는 염색체가 확인되는 등 환자에게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이 유전자 변이가 발병에 끼치는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환경에 따른 변화,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 다른 유전자와의 상호작용 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원인 외에 발병 시기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증상은 진단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소아는 일과성 뇌허혈증과 뇌경색 등으로 나타나는 반면, 성인은 50% 이상이 의식 상실, 반신 마비 등을 동반한 뇌출혈로 나타나고 있다. 유 교수는 "소아는 많이 울고 난 후 또는 심한 운동 후에 일시적으로 잠깐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운동마비, 언어 장애가 주로 나타나는데 이를 모야모야병의 특징적인 초기 증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처음에는 일과성으로 나타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 반복될 경우에는 영구적인 팔다리 마비, 언어장애, 더 나아가 전신 발작, 혼수상태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부모의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부분 성인은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으로 시작되는 뇌출혈로 인해 병원을 방문한다. 이 밖에 간질이나 두통, 기억력 저하로 검사를 받다가 발견되거나 언어장애, 시야장애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의심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의학적 검사와 뇌혈관 조영술 등을 토대로 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모야모야병은 난치 질환이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증명된 약물치료법은 없는 상태다.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뇌졸중은 단일 질환으로 사망률 1위에 해당되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라며 "모야모야병은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과 치료법이 밝혀진 바 없지만, 여러 연구를 살펴보면 가족력이 가장 큰 발병요인 중 하나로 손꼽히는 만큼 가족 중 모야모야병을 진단받은 사람이 있다면, 검사는 필히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매일경제> 이병문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