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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유학생들 안타까워… ‘랜선 음악 아카데미’ 열어요

피아니스트 최유진(42) 스위스 칼라이도스 음대 교수가 온라인 음악 아카데미 ‘유진 온 클래식(Eugene On Classics)’을 연다. 3년 전부터 구상, 오는 20일쯤부터 전 세계 어디서든 온라인 화상 앱 ‘줌(zoom)’으로 레슨 받을 수 있는 ‘랜선 음악원’이다.

피아노⋅바이올린⋅비올라⋅첼로⋅성악⋅지휘 등 정통 클래식은 물론 재즈⋅퍼커션⋅클래식기타 등 다양하다. 강사진에도 국경이 없다.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20국 130여 명에 이른다. 가브리엘 초도스 뉴잉글랜드 음악원 석좌교수와 보리스 버먼 예일대 교수(이상 피아노)를 비롯해 뉴욕 링컨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 단원 니컬러스 도트리코트와 그리고리 칼리노프스키 인디애나음대 교수(이상 바이올린), BBC 오케스트라 비올라 수석 캐럴라인 해리슨, 유튜브 구독자 10만 명을 보유한 클래식기타 듀오 쿠핀스키 등이다.

독일에서 만난 가난한 유학생들이 온라인 아카데미를 구상하게 했다. 예원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을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립 음대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친 최 교수는 “학비가 싼 독일로 유학 왔지만 집세와 레슨비를 내고 나면 돈이 없어 고생하는 모습이 늘 안타까웠다”고 했다.

“많은 음악도가 잘못된 정보로 입학시험에 임하는 것도 두고 볼 수 없었다”고 했다. “무작정 현지에 가서 돈과 시간을 허비해요. 한국에서 준비만 제대로 해가면 사전 체류 없이 경비를 3분의 1만 쓰고도 붙을 수 있는데 말이죠.”

온라인 레슨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있지만 최 교수는 “내 집 내 가족 곁에서 공부할 때 가장 좋은 결실을 보는 법”이라며 “비전공자도 레슨 받을 수 있도록 아카데미 문을 활짝 열어두겠다”고 했다. 지난해 소니 클래시컬에서 데뷔 앨범 ‘리스트: 리플렉션’을 낸 그는 독일에서 열리는 피아노 축제인 ‘게겐 덴 슈트롬’과 ‘레브 나토체니’의 음악감독 등을 지냈다.

<조선일보> 김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