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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자금 4단계 인출 작전

‘어떻게 하면 내 은퇴자산이 나보다 오래 살게 할 수 있을까’. 은퇴 설계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은퇴 기간 동안 은퇴 자산의 고갈을 막아야 한다는 점이다.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은퇴 자산의 조기 소진 여부가 가장 큰 걱정거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자산 소비와 관련해 여러 방법이 제시돼 있지만, 핵심은 은퇴 자산을 얼마나 모았는지 파악한 다음 이에 맞춰 생활비를 조정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생활비를 먼저 산출하고 재원 마련을 위한 투자 계획을 세운다면 은퇴 자금이 일찍 바닥나 인생 후반을 쪼들리게 살 수 있다. 외지에 나온 ‘은퇴 자금 4단계 인출 작전’을 소개한다.
 

먼저 은퇴 시점에 확보할 재원부터 챙겨보자. 저축금과 투자금, 그리고 다른 수입원이 있을 수 있다. 이중 확정된 수입원은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퇴직연금이다. 사는 집 이외에 부동산이 있다면 임대 수입도 예상된다. 그 다음은 평생 모은 저축금과 투자금에서 은퇴 기간 중 연간 얼마를 인출할 수 있는지 따져 보는 일이다. 은행계정, 펀드, 주식, 채권 등의 평가 금액을 합산하고 이중 비상자금으로 쓸 현금성 자산을 뺀 나머지의 4%가 얼마인지 계산해 보자. 바로 이것이 은퇴생활 1년 차 때 곳간에서 꺼내 쓸 자금 규모다. 2년 차부터는 4%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금액을 빼다 쓰면 된다.
 
‘4%룰’로 알려진 이러한 인출 방식은 은퇴 자금을 최소 30년 이상 사용할 수 있게 한다. 4%룰을 고안해낸 사람은 미국의 재무관리사 윌리엄 벤젠이다. 그는 4%의 인출율 기준 주식과 국채 각 절반씩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소진 기간을 분석했다. 그랬더니 1930년대 대공황이라든가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연간 인출금이 유지되면서 33년 만에 소진됐다는 것이다.
 
만약 각종 연금이 2000만원이고 1억원의 은퇴 자금에서 400만원을 꺼내 쓸 때 월 생활비는 은퇴 수입 2400만원을 12로 나눈 200만원이다. 마지막 단계는 이를 토대로 은퇴 예산을 짜는 일이다.

<중앙일보> 서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