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2/07/2010020700689.html
'천덕꾸러기' 청약예·부금 살리려면…

민영주택에만 청약할 수 있는 청약부금이나 청약예금통장 가입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4월 사전 예약을 실시하는 보금자리주택이나 서울 은평뉴타운 등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주택의 물량은 줄줄이 이어질 예정인데, 이곳에는 '청약저축' 가입자만 청약할 수 있고 청약예·부금 가입자는 청약 자격조차 없기 때문이다.
특히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50~80%에 불과하고, 강남 세곡2·서초 내곡지구는 강남권 주택이지만 청약예·부금 가입자들에겐 사실상 '그림의 떡'과 마찬가지다. 물론 해당 지역에서도 청약예·부금 가입자가 청약할 수 있는 민영 아파트 물량이 있긴 하지만 공공주택 물량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11일 양도세 한시 감면 혜택이 종료되면 민영주택 공급이 당분간 줄어들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약예·부금 통장을 가진 사람은 어떤 내집 마련 전략을 선택해야 할까.
◆서울 85㎡ 이하 민영주택 주목할 만
전문가들은 청약예·부금을 무조건 해지해 그동안 애써 불입한 납입 인정 금액과 청약 1순위 자격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이보다는 새로 도입된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 예·부금 기능이 통합된 일종의 만능 통장) 1순위자가 발생하기 전에 청약예·부금으로 청약할 수 있는 물량을 찾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작년 5월 출시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4개월이 경과한 2011년 5월이면 청약 1순위 자격을 얻는다. 따라서 이전에 통장을 활용할 수 있는 분양 주택을 찾아보라는 말이다.
청약예금은 모든 민영주택과 전용면적 85㎡(25.71평) 초과 공공주택에도 청약할 수 있다. 반면 85㎡ 이하 민영주택에만 청약할 수 있는 청약부금 가입자는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공급되는 민영주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선 서울 동작구 흑석동과 강동구 둔촌동, 왕십리2구역 뉴타운 등 14개 사업장에서 전용면적 85㎡(25.71평) 이하 12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부동산114'의 김규정 부장은 "분양가가 높다는 약점이 있지만 서울의 경우 강남권과 인근 재건축 단지나 주요 뉴타운, 재개발촉진지구 등을, 수도권에서는 판교나 광교 등 2기 신도시와 택지지구 중에서 나오는 소형 물량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청약통장 갈아타는 것도 방법
청약부금 가입자의 경우 청약예금으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300만원짜리 청약부금에 가입한 사람은 300만원을 더 불입해 청약예금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 단 1년을 기다려야 한다. 함영진 실장은 "청약하고자 하는 면적의 납입금액만큼 돈을 보태서 청약예금으로 갈아타면 85㎡ 초과 공공주택에 청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금자리주택지구나 위례신도시, 마곡지구 같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서도 일부 중대형 민영 아파트가 공급되는 만큼 본 청약과 추가 공급 일정에 맞춰 청약예금 납입금액을 600만원(전용면적 102㎡ 이하)으로 증액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청약예·부금 가입기간이나 순위가 낮은 경우에는 과감히 통장을 해지하고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을 개설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앞으로 공공주택의 공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가입기간이 낮은 예·부금통장보다는 종합통장이 더 쓸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안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