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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이 온몸 쑤시고 통증  
주부들 괴롭히는 불청객 ‘섬유근통증후군‘

주부 방 모씨(46)는 며칠째 잠에서 깨도 한동안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설거지를 하려고 접시만 들어도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통증이 밀려오고, 두통이 심해져 무작정 누워서 몇 시간이고 앓는다.

약 먹고 쉬면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통증은 계속돼 여러 병원을 전전했고, 마침내 류머티스내과에서 `섬유근통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주부들의 가사노동으로 인한 일시적 통증은 일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그러나 일상적인 통증이 3개월 이상 장기간 지속되면 `만성통증`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특히 국내에는 병명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질환인 섬유근통증후군은 특별한 외부 자극이 없어도 온몸이 아프고 힘든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피곤함을 느끼는 병으로, 주로 30~55세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주부들의 대표적인 통증질환이다. 스트레스가 주요 발병 원인이지만 이외에도 면역학적 이상, 유전적 요인, 약물 오ㆍ남용 등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다양한 이유로 인해 체내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져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통증을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은 감소해 경미한 자극이나 스트레스에도 지속적으로 심한 통증을 느낀다는 가설이 유력하다.

섬유근통증후군 환자의 95% 이상은 온몸이 쑤시고 아픈 증상인 동통을 느낀다. 관절염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섬유근통증후군은 주로 근육과 뼈, 인대가 이어지는 부분에서 통증이 발생하며, 목과 어깨 쪽에서 시작돼 전신으로 퍼져 나가는 특징이 있다.

후끈후끈 쑤시거나 근육이 뻣뻣해지기도 하며, 심지어 환자의 10% 정도는 통증이 심해 정상적인 생활조차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면장애와 만성피로감은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며, 심하면 우울증 등 정서 장애를 겪기도 한다.

이외에도 섬유근통증후군은 하나로 규정짓기 힘든 50여 가지 증상으로 나타나며, 환자마다 호소하는 증상이 다르다. 특정 부위가 아픈 유사 질환과 다른 차별점도 여기에 있다.

특히 섬유근통증후군 환자는 우리 몸의 18군데 통점이 정상인에 비해 민감하다. 18군데 통점을 눌렀을 때, 11군데 이상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섬유근통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일단 섬유근통증후군이 의심되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전문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통증 치료를 위한 기본적이고도 매우 중요한 치료 방법은 약물치료인데, 기존에는 섬유근통증후군 증상 자체를 완화시키기보다는 통증을 일시적으로 멎게 하거나 수면을 도와주는 약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리리카`가 최초의 섬유근통증후군 전문 치료제로 승인 받으면서 통증 완화 치료는 물론 통증으로 인한 수면장애 등 기타 증상까지 개선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1800여 명의 섬유근통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두 개의 무작위 위약 대조 연구 결과, 1일 300~450㎎의 리리카를 투여했을 때 환자의 통증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복용을 중단할 경우에는 증상이 다시 악화됐다.

<매일경제> 서기수 MK헬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