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민연금 첫 수급자…퇴직前 임금 13~24% 그쳐  
40년 꼬박 내야 퇴직前 임금 50% 받아…은퇴후 대책 필요

국민연금에 가입할 때 접하는 소개 자료에는 소득대체율 49.5%(2010년 기준)라고 돼 있다. 소득대체율이란 퇴직 전 평균 임금 대비 연금 수급액 비율을 뜻한다. 가입자는 퇴직 후에 적어도 현재 임금 대비 49.5%는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조금 복잡하다. 소득대체율은 40년 동안 꼬박꼬박 돈을 낸 사람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가입 기간이 40년이 안 될 때는 가입 기간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연금도 줄어든다. 실제로 11일 보건복지가족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수급자들은 평균 퇴직 전 임금 대비 8.5~14.8%만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평균 수급액은 월 24만4102원이다. 은퇴를 했거나 앞둔 사람 대부분이 국민연금만을 믿고 있지만 사실상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시간이 흘러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은퇴 후 인생 설계에서 국민연금만을 믿고 있다면 노후 대책을 재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제도 출범 초기에는 70%였으나 이후 연금 고갈 등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낮아져 2028년까지 40% 수준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예를 들어보자. 올해 1월부터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사람(신규 수급자)은 평균 가입 기간이 13년8개월에 머물러 있다. 가입 기간과 소득대체율을 따져 계산해 보면 국민연금 월수급액은 퇴직 전 평균 임금 대비 13.8~24.1%에 불과하다. 즉 퇴직 전 임금이 100만원이었다면 국민연금에서 지급하는 금액은 13만~24만원가량이라는 얘기다. 시간이 흘러도 큰 변화는 없다. 국민연금공단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40년 뒤인 2050년에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사람은 평균 가입 기간이 22.66년이고 받게 되는 연금액은 퇴직 전 평균 임금 대비 22.66%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적어도 40%는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국민연금 가입자들 기대치와 은퇴 후에 직면할 현실에 괴리가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을 의무적으로 내는 상황에서 시간이 흘러도 가입 기간이 늘지 않는 것은 휴직 등 납부 예외 기간을 많이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납부 예외를 인정해 주는 기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공적 연금 납부 예외가 제한적인 외국에서는 평균 가입 기간 룩셈부르크 44.2년(2006년 기준), 영국 35년 등으로 한국에 비해 20년가량 길다.

한국은 노후 준비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납부 예외를 엄격히 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 국민 중 42%가 국민연금을 주요 노후 준비 수단으로 삼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퇴직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세태를 고려하면 수입이 있을 때 추가 납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등 제도 변화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가입자 스스로 납부 기간에 신경 써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배금주 보건복지가족부 과장은 "납부 기간에 대해서는 대부분 가입자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납부 기간이 길수록 연금 수령액이 많아진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