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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 300만가구 돌파…빈곤층 비중 OECD 평균 웃돌아 
 
교육 제대로 못시켜 가난도 대물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691만가구에서 중위소득 해당 가구 소득의 절반 미만인 빈곤층 비중은 18.1%인 305만8000가구에 달하면서 사상 처음 300만가구를 넘어섰다.
세계적으로도 한국 빈곤층 증가 속도는 가파르다. 국제 비교 가능한 가처분소득으로 따져보면 한국 빈곤층 비중은 15%다. 이는 2008년 기준 미국(17%)보다 낮지만 일본(15%)과 비슷하다. 하지만 OECD 평균(12%)은 크게 웃돈 수치다.

빈곤층의 증가는 중산층 붕괴와 맞물려 있다. 중산층 비중은 2006년 60.8%에서 지난해 58.7%로 불과 3년 만에 2.1%포인트나 낮아졌다. 가구가 매년 동일했다고 단순 가정했을 때 35만가구가 중산층에서 이탈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빈곤층으로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소득과 씀씀이에서 빈부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심각하다. 빈곤층은 소득보다 지출이 많기 때문에 2인 이상 기준 평균소비성향이 157.1%에 달했다. 평균소비성향은 통제 가능한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 비중을 뜻한다. 이 때문에 빈곤층 가계 적자는 고착화됐다. 지난해 적자 규모는 역대 최대인 월 40만8000원으로 불어났다. 빈곤층 가계 적자는 2003년 이후 34만~36만원을 오르내리다가 이번에 40만원을 처음으로 넘었다. 반면 고소득층 가구에서는 평균 월 225만원의 흑자를 올렸다.

계층별 소득불평등은 각종 지표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소득분포 불균형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전국 가구 기준 2006년 0.331에서 지난해 0.345로 높아졌다. 지니계수는 0에서 1까지 수치로 나타나며 값이 커질수록 불평등함을 뜻한다. 빈곤층의 씀씀이를 보면 생필품을 제외한 대부분 지출에서 고소득층의 2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예를 들어 빈곤층의 월평균 의류, 신발 비용은 4만9000원으로 고소득층(23만8000원)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또 빈곤층은 가정용품, 교통, 오락문화, 교육 등에서 고소득층의 20% 정도만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교육비 격차가 크다는 점이 심각하다. 학원비 등 사교육에서 월소득 100만원 이하 가구는 학생 1인당 6만1000원을 쓰지만, 월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는 51만4000원에 달해 8.4배 차이를 보인다. 이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빈곤층은 근로의욕마저 꺾이고 있다. 과거같이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도 기대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서울대에 입학하는 서울 지역 학생 가운데 40%는 부유층인 강남 3구(강남, 송파, 서초) 출신이다.

가난이 세대에 걸쳐 되물림되지 않도록 사회적인 배려와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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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범 기자 / 강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