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3/08/2010030801961.html

'10년 후 고령층' 경제·정치 주력으로
고령화산업 시장 규모 116兆로 커져

2020년 3월 아시아지역 50세 이상 골퍼들을 대상으로 한 '제1회 아시아시니어골프'대회에서 전직 국내 A증권사 임원(65)이 우승컵을 받았다. 같은 날 서울 시내 A백화점 마케팅 기획실은 비상이 걸렸다. 경쟁사인 S백화점이 고령층을 타깃으로 한 성공적인 마케팅전략으로 고령층 상품 매출이 20%나 증가해 매출 1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10년 후 고령층은 더 이상 소외 계층이 아니다. 경제와 소비와 정치 등의 주요 분야에서 주도 세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통계청의 장래 인구 전망에 따르면 2020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5%를 넘어서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이미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를 넘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2018년에는 노인인구 비중이 14.3%를 기록, '고령사회'(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4% 이상인 사회)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 데 73년, 일본이 24년이 걸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18년이라는 초고속으로 고령사회에 들어서면서 정치·경제·사회 곳곳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는 65세 이상 유권자 비율이 2005년 15%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25%로 급증하면서 고령층의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해진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50세 이상 '시니어' 계층의 인구 비중은 올해 29%(1426만명)에서 2020년에는 39.7%(1958만명)로 늘어나고, 시니어가 가장인 가계의 소비 규모는 2010년 130조원에서 2020년에는 268조900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 친화형 산업 시장 규모도 2010년 30조원에서 116조원으로 3배 이상 커진다. 노인복지사, 노인 전문 의사와 간호사, 신약 개발자, 인공장기·장기 이식 의사 등 새로운 직업군이 생기면서 고용 창출효과도 41만명에서 66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사회의 역동성과 창의성은 떨어지게 된다. 하이테크 제품의 출현 빈도수가 적어지고 빈곤 노인 가구가 늘면서 소득 불평등은 심화되고 노인 자살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정혜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