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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가산금리` 알쏭달쏭 비밀은?

은행 자금조달비용을 반영한 코픽스 대출금리가 선을 보인 지 두 달째다. 하지만 `고무줄` 가산금리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여전하다. 물론 은행도 할 말이 많다. 금융사별로는 `내부` 조달금리에 `내부`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 수준을 정해야 하는데 대외적으론 이 금리를 `코픽스+가산금리`로 팔아야 하는 까닭이다.

◆ 가산금리, 일단 대출받으면 고정
먼저 가산금리에 대해 알아둬야 한다. 일단 어떤 기준으로든 변동금리부 대출을 받았다면 초기 가산금리는 만기까지 안 변한다. 은행이 초기에 `기준금리+A`의 조건을 제공했다면 기준금리가 변해도 A라는 가산금리는 그대로다.
금융전문가들은 "코픽스 도입 후 금리 변동성이 적어지고, 소비자들이 훨씬 금리왜곡 영향을 덜 받는다"고 말한다. 대출을 받아 가산금리가 확정된 대출자들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 수요자와 은행, 다른 셈법에 원인
문제는 아직 대출을 받으려 대기하는 수요자들이다. 이들은 새 기준금리가 적어도 가산금리는 예측 가능하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준금리가 변할 때 대출을 받으면 내 신용도와 소득, 거래실적은 정해져 있으니 금리를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논리적으론 맞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출 수요자와 은행 간 `계산법`에 차이가 있다. 이게 소비자가 느끼는 가산금리를 고무줄로 만든다.
대출 수요자는 코픽스나 양도성예금증서(CD)에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상품의 금리수준이 결정된다고 인식한다. 은행도 대출상품을 팔 땐 이 기준으로 설명에 나선다.
그러나 시선을 은행 내부로 돌리면 셈법은 크게 달라진다. 은행들은 매일매일 자금조달 조건에 따라 정해지는 내부의 `거래 기준금리`를 가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은행들은 이 금리를 매일 단일 조건으로 정해 회계처리한다.
이 금리는 그날의 대출과 예금, 은행 내 부서 간 자금결제 조건의 `기준`인 셈이다. 대출을 담당하는 부서 역시 이 금리를 바탕으로 일정 수준의 내부 가산금리를 붙여 상품을 만든다.
이때 추가되는 항목은 △신용위험비용 △개인 간 신용도 차이 △지점장 전결금리 △업무원가 △자본비용 △교육세 부담 △신용보증출연료 △은행 이윤 등 매우 복잡하다.
A시중은행 자금부장은 "은행의 대출금리 결정은 코픽스에 추가 이윤을 붙여서 하는 게 아니다"며 "그날그날 은행 자금조건에 사업부별로 비용과 적정 마진을 붙여 상품의 최종금리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론 은행 내부의 가산금리 중 상당수도 대출 수요자의 신용도와 거래실적에 따라 정하지만 대출 수요자 입장에선 시기별로 다른 가산금리에 고개가 갸웃거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 대출원가 공개할 수도 없고…
고무줄 가산금리는 결국 `대출이자=코픽스+소비자 가산금리(수요 측)=은행 내 기준금리+은행 내 가산금리(공급 측)`라는 등식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등식 중 소비자 가산금리는 다른 변수가 정해져야 수치가 나온다.
코픽스가 비록 은행별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했지만 △시중은행의 가중평균치이고 △한 달에 한 번 변동되고 △수시입출금식 등 일부 예금을 산정에서 제외해 영원히 `은행 내 거래 기준금리`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최소한 같은 신용도, 거래실적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가산금리를 미리 알고 대출을 받을 방법은 없을까. 은행들이 기준금리 자체를 회사별 기준금리와 맞춰 매일 바꾸고, 원가산정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김태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