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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간염·수두·장염 조심  

4월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의들은 "다른 해보다 추위가 길어서 각종 바이러스가 활동을 멈추고 있지만 봄을 맞아 기온이 점점 올라갈 경우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본격 활동할 우려가 있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정화 교수는 "우리 몸은 환절기 때 생체리듬이 변하면서 심한 피로를 느끼고 면역력마저 떨어져 바이러스 공격에 쉽게 당할 수 있다"며 "예방접종을 비롯해 자주 손을 씻어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봄에 유행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 질환은 A형 간염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9년 A형 간염 환자가 총 1만5041건 발생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91%나 늘어난 수치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4월에 A형 간염이 대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예방 운동에 나섰다.
A형 간염은 소아에게서는 거의 증상이 없는 불현성 감염을 보이지만 연령이 올라갈수록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초기 발열, 오한, 두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심해질 경우 식욕이 떨어지고 복통, 구역질,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아주 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황달과 함께 소변색이 짙어지게 된다.
A형 간염은 대부분 대변이나 입을 통해 전파되며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한 감염도 가능하다. 또 이미 A형 간염에 감염된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이 될 수 있다. 과거 환경위생이 청결하지 못한 시기를 보낸 40, 50대는 자신도 모르게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돼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10대에서 30대 사이의 세대들은 비교적 깨끗한 환경에서 성장과정을 거쳐 항체 보유율이 20% 미만이다.

영유아들은 바이러스성 장염에 주의해야 한다. 장염은 주로 노로바이러스나 로타바이러스가 주원인이다. 이들 바이러스는 주로 겨울철에 활동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지하수 오염 등을 통해 식중독을 유발한다. 건강한 사람들은 일반적인 설사 증상으로 지나칠 수 있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는 증상이 보다 심해 또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백신이 따로 있지 않지만 로타바이러스는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물은 반드시 끓여서 먹고 아이들의 손이 많이 닿는 장난감이나 우유병은 자주 살균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수족구병은 지난해 5세 미만의 아이를 둔 부모를 가장 긴장시켰던 질병이다. 특히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어린이들이 모여서 생활하는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급속히 퍼져 그 위험성을 이미 증명한 바 있다. 수족구병의 주요 증상은 수포다. 3~5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손바닥, 손가락 옆면, 발뒤꿈치나 엄지발가락, 그리고 입안에까지 수포가 생겨난다. 수포는 쌀이나 팥알 크기 정도며 가렵거나 아프지는 않다. 이 때문에 아이들이 고통을 호소하지 않아 바이러스가 혈관을 타고 몸 곳곳으로 퍼져 뇌수막염이나 간염을 일으킬 수 있어 아이들의 손과 발 등에 이상한 수포가 보이면 일단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수두는 제2법정전염병으로 지정될 만큼 전염성이 큰 질병이다. 수두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2~3주이며 발열, 권태감 등의 증상이 있은 후 1~2일 안에 특징적인 수포성 발진이 몸통과 얼굴, 두피에 나타나고 온몸으로 퍼지게 된다. 보통 10일 이내에 딱지가 생기면서 호전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