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줄이기

Q. 10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시골의 농지를 상속받았습니다. 직접 농사를 지을 형편이 안 돼 지역 농민에게 소작을 주고 있습니다.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부재(不在)지주가 농지를 팔 경우 비사업용토지에 해당되어 양도할 때 상당한 세금을 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현재 기준시가가 3000만원 수준인데, 절세 방법이 없을까요?

A. 토지를 본연의 목적에 맞게 사용하지 않을 경우엔 많은 세금을 물어야 합니다. 지목이 전(田), 답(畓)인 경우 농사를 짓기 위한 땅이기 때문에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팔게 되면 양도소득세를 낼 때 60%(주민세 포함 66%)에 달하는 중과세율을 적용받게 됩니다.

단, 놀리고 있는 비사업용토지라고 해서 무조건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작년 3월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비사업용토지를 양도할 경우 중과세율이 아닌 일반세율(2년 이상 보유 후 양도시 6~35%)을 적용토록 했습니다. 특히 이 기간에 교환·상속·증여 등을 통해 비사업용토지를 취득할 경우, 나중에 이때 취득한 토지를 내다 팔더라도 중과세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따라서 의뢰인의 경우 올해 안에 농지를 팔 뜻이 없다면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안을 적극 권하고 싶습니다. 올해 말까지 증여하면 증여받은 자녀가 부재지주로서 나중에 농지를 팔더라도 일반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3000만원까지는 증여세를 물지 않기 때문에 증여세 부담도 없습니다.

올해가 지나 직접 농지를 파는 경우와 자녀에게 증여하고 5년이 지나 매각하는 경우를 비교해 볼까요. 현재 기준시가 3000만원인 대상 농지의 매매 예상가액이 6000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직접 매각했을 경우엔 1000만원에 상속받은 농지를 6000만원에 파는 것이기 때문에 양도차익이 5000만원 발생하고 여기에 60%의 중과세율이 적용돼 약 2800여만원의 양도소득세를 물어야 합니다. 이에 비해 증여가 이뤄질 경우엔 양도차익이 매각 가격 6000만원에서 증여 당시 취득가액인 3000만원을 뺀 3000만원이 됩니다. 또 올해 안에 취득한 비사업용토지에 대해선 나중에 팔더라도 중과세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세율인 15%가 적용돼 양도소득세는 약 305만원에 불과합니다. 약 2500만원의 양도소득세를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단 자녀가 증여받은 날부터 5년 이내에 양도하면 세제 혜택이 크게 줄어듭니다. 증여 후 5년 이내에 양도할 경우 취득가액을 증여한 사람이 취득했을 당시의 금액(이 경우 1000만 원)으로 간주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

진현일 대한생명 강북FA센터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