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상 서울에 거주하는 100세 이상 초고령 노인이 처음으로 500명을 돌파했다. 99세 노인도 254명 거주하는 데다 90세 이상 노인도 1만7381명에 달해 서울 도심에서 상수(上壽ㆍ100세) 어르신을 뵙는 것이 낯선 일이 아니게 됐다. 노인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노인 정책을 실행하는 서울시 측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 노인복지 예산은 갈수록 더 필요한데 재원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서울시의회는 시가 추진하는 `고령사회 마스터플랜` 중 핵심 사업인 `어르신 행복타운` 건설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5700억원 이상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므로 `재원 확보 방안`부터 마련하라는 이유에서다. 지방자치단체 재정 건전성이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급증하는 노인복지 예산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2분기 인구통계조사 결과 서울시 인구는 6월 말 현재 1019만4327명으로 전년 말(1020만8302명)보다 1만4000명가량 줄었다. 총인구는 줄었지만 노인 인구 증가세는 두드러져 100세 이상 초고령자가 처음으로 500명을 넘어 513명에 달한다. 전년 말(471명)에 비해 42명이 새로 100세를 맞이한 셈인데, 2005년 말(335명)에 비하면 1.5배가량 급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의료서비스 개선 등으로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2000년대 들어 증가세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고령 인구가 많은 일본 도쿄는 지난해 말 기준 총인구 1301만명 가운데 100세 이상이 2562명에 달한다. 인구 10만명당으로 비교하면 서울이 5명, 도쿄가 19.7명으로 아직은 서울이 도쿄에 비해 적은 편이다. 서울에 90세 이상 고령자는 1만7381명으로 2005년 말(1만2142명)에 비해 5년 만에 5200여 명 급증했다. 성별로는 남자가 4077명, 여자가 1만3304명으로 여자가 3.3배 많다. 통계에 따르면 주민등록상 서울에 110세 이상이 19명 거주한다. 관악구에 3명을 비롯해 성동ㆍ마포ㆍ동대문구 등에 2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최근 `2020년 고령사회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향후 10년간 3조8000억원을 노인복지 분야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초노령연금 등 매년 소요되는 경직성 비용은 제외한 것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어르신 행복타운 건립ㆍ운영에 6715억원, 노인 적합형 일자리 창출에 4076억원, 데이케어센터 인증ㆍ설치에 3700억원, 실버존 확대 개선에 3438억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최대 사업인 어르신 행복타운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시의회는 "용지 매입과 공사비로만 5747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인데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없다"며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의결 대상에서 이 사안은 제외했다. 결국 민주당 소속 의원이 다수를 차지한 새 의회에서 다시 의결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