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mk.co.kr/v3/view.php?year=2010&no=290707

고령화로 독거노인 급증 2년새 5% 늘어 330만가구
나홀로가구 3곳중 2곳이 빈곤층

대기업 직원인 김 모씨(34)는 결혼을 생각할 때마다 눈앞이 캄캄하다.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월급을 꼬박 저금해도 서울에서 생활하며 집 장만이 쉽지 않다. 그래서 김씨가 결혼 상대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조건이 맞벌이 가능 여부다.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4년 전 남편을 잃은 조 모씨(56)는 특별한 직업 없이 혼자 살고 있다. 일자리 구하기는 `꿈`도 못 꾸고 있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이 소득의 전부지만 자식에게 손을 벌리기 싫어서 집을 담보로 역대출을 고민하고 있다.

`나홀로 가구(1인가구)`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 1분기 330만가구에 달했다. 결혼 시기가 늦춰져 독신 가정이 늘어난 데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독거노인 가구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국 1인가구의 3곳 중 2곳이 사회적 약자인 빈곤층이라는 점이다. 마땅한 직업이 없는 1인가구도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1인가구에 대한 관심과 체계적인 배려가 없다면 이들은 사회와 후손에게 점차 경제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6일 통계청 가계동향 원시자료에 따르면 2010년 1분기 전국 1596만가구 가운데 20.6%인 329만1000가구가 1인가구로 집계됐다. 2008년 312만4000가구였던 1인가구는 2009년(317만가구)을 거쳐 이번에 330만가구에 이르렀다. 2년 새 16만7000가구(5.3%)가 늘어났다.

`나홀로 가구` 살림살이는 상당히 빡빡하다. 월평균 소득은 138만원으로 2인 이상 가구 평균 소득(372만원)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1인 가구는 오직 가구주 본인의 소득에 의존하지만 2인 이상 가정의 경우 배우자나 기타 가구원 소득을 합산하기 때문이다.

한 달 가계지출은 122만원이다. 꼭 실생활에 필요한 비용만 써도 이렇게 돈이 손가락 사이로 줄줄 샌다. 주거와 수도광열에 가장 많은 20만원을 썼고, 식료품에 12만원, 교통비와 음식ㆍ숙박비에 10만원씩 사용했다. 또 보건비용에 7만원을 쓰고 나면 저축할 돈이 별로 남지 않는다.
실제로 1인가구 소득에서 지출을 뺀 월평균 흑자액은 16만원에 그쳤다. 2인 이상 가구 흑자액(69만원)과는 상당한 격차다. 심지어 1인가구 중에 취업하지 않은 경우도 전체의 46.9%에 달했다. <중략>

1인가구를 연령대로 구분하면 65세 이상 독거노인 가구가 전체의 31.3%인 103만1700가구로 집계됐다. 이들 독거노인 가구 소득은 전체 1인가구 평균보다도 크게 적은 71만원에 머물렀다.
또 결혼해서 한창 일할 나이인 30ㆍ40대 1인가구도 각각 41만가구, 48만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기반이 탄탄한 전문직 종사자가 아닌 경우라면 장기적으로 빈곤층에 편입될 가능성이 큰 그룹으로 추정된다.

<매일경제>　특별취재팀 = 이진우 기자 / 강계만 기자 / 안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