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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왜 남성보다 더 오래 살까

① 술·담배 덜 하고 ② 이웃과 잘 지내고 잘 웃어 ③ 심장 튼튼한데다 ④ 잠도 잘 자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산다는 사회적 통념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수명은 82세로 남성(76세)보다 6년이나 길다. 또 2009년 말 현재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526만7708명)도 여성(313만8699명·59.5%)이 남성(212만9009명)보다 100만 명 가까이 많다.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환경이나 문화 등 외적 요인과 신체 구조 등 내적 요인으로 나눠 분석하고 있다.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박상철(61) 교수는 “과음·흡연 등 생활습관과 성격 등이 남녀의 수명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사회 특성상 사회생활이 왕성한 남성이 여성에 비해 음주나 흡연을 더 많이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흡연이나 음주가 수명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박 교수는 또 “은퇴 뒤 사회에 잘 적응을 못하는 남성과 달리 여성은 이웃 등과 활발하게 교류하는 등 평생 사교적인 생활을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여성 장수인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이웃이나 친구 등과 수시로 만나 떠들며 즐겁게 보내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신체 구조상 여성이 장수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영국 리버풀의 존 무어스 대학이 2005년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심장은 70세에 이르면 기능의 최대 25%를 상실한다. 반면 여성은 70세에도 20세 때 심장기능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심장의 근육세포 소멸 현상이 여성의 경우에는 70세에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이 대학 연구팀의 조사결과다.

이와 함께 여성이 남성보다 잠을 깊이 자고 수면부족에도 잘 견딜 수 있기 때문에 장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은 20대 남녀 25명을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수면시간을 매일 2시간씩 줄이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비만과 당뇨병을 촉진시킬 수 있는 화학물질인 ‘종양괴사인자(TNP)-알파’의 수치가 유독 남성만 올라갔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송미영(40·여) 연구원은 “농촌에 할머니가 많은 만큼 자치단체 등이 나서 마을 단위로 할머니를 위한 여가 프로그램을 늘리고 도시인과 자매결연을 맺어 주말에 농촌을 찾아 노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김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