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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이기는 긍정의 처방전 `플라시보 효과`를 아시나요

플라시보(Placebo) 효과란 약효가 전혀 없는 약을 진짜 약으로 가장해서 환자에게 복용하도록 했을 때 환자 병세가 호전되는 것과 같이 그럴듯하게 만든 치료법이나 약물 등이 효과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중략>

임상시험 등에서 종종 사용돼
플라시보 효과는 새로운 치료나 신약을 개발할 때 필요한 임상시험에서 종종 사용되고 있다. 임상시험에서 요구되는 중요한 질문은 치료법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기존 치료법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예상되는 부작용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이다.
이 중 플라시보 효과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예를 들면 환자 또는 건강한 사람을 두 무리로 나눠 한 무리에는 시험하는 신약을, 다른 무리에는 신체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약을 줘 그 감응 결과를 비교하면 실제 신약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치료를 하지 않았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비교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긍정적인 생각이 건강에 도움 준다?
질환이 없더라도 플라시보 효과만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버드대 연구진이 2007년 미국 심리학저널에 게재한 `운동과 플라시보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는 이러한 점을 잘 보여준다.
연구진은 호텔 미화원으로 일하는 여성 84명을 대상으로 먼저 운동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에 미화원 중 36.8%가 전혀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미화원들은 방을 하루에 평균 15개 이상 청소할 정도로 강도 높은 노동을 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들 중 44명에게는 현재 일하고 있는 양이 하루 30분씩 매일 운동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말해줬고 나머지 40명에게는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4주일이 지난 후 이들 혈압과 체중을 측정했을 때 연구진은 놀라운 발견을 할 수 있었다. 일하는 것이 평소 운동하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들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혈압이 10%, 체중은 0.9㎏ 더 빠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결국 이 연구는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건강 상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플라시보 효과, 정말 효과 있을까?
그러나 플라시보 효과는 한계점이 있다. 짧은 시간에 모든 대상자 상태를 동일하게 해줘야 하고 심리적 차이에 따른 평가를 할 수 없다. 또한 과학적으로 효과를 입증할 확실한 근거가 없는 것도 문제다. 실제 지난 2월 제임스 코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한 학술지를 통해 지금까지 연구한 결과를 볼 때 암환자의 희망적인 심리 상태가 병세 호전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발표했다.
미국암학회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플라시보 효과를 치료로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러나 플라시보 효과는 극심한 불면증 환자나 우울증,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권병준 MK헬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