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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만큼 일하지 말고, 회사가 기대하는 만큼 일하자

“요즘 대학생은 머리는 꽉 찼어요. 가슴만 뜨거우면 됩니다.”
유지찬(46·사진) 매일유업 인사담당 이사는 ‘열정’을 강조했다.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신수동 서강대 학생회관 301호에서 열린 ‘취업 선배와의 대화’ 자리에서다. 그는 “우수한 지원자는 넘치는데 열정적인 인재는 부족하다는 것이 회사의 고민”이라며 “대학생다운 자신감과 열정, 패기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LG·SK 등 대기업의 인재상을 예로 들어 회사가 원하는 인재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기업에서 빠지지 않는 인재상이 ‘도전정신’과 ‘창의성’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지원자가 스펙(학점·자격증 등 취업 준비 요건)을 따지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며 “스펙은 과거의 성실성을 보여주는 잣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처럼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사람이 요즘 기업이 원하는 인재”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감각’도 대기업 인재상에서 빠지지 않는 요건이다. 하지만 단순히 영어 실력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요즘 신입사원의 영어 실력은 예전보다 훨씬 낫습니다. 글로벌 무대에서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죠. 영어 실력보다는 다른 나라 문화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춘 사람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책임감’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성에 차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하는 신입사원이 많다”며 “회사에서 사원의 이직을 막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진득하게 붙어서 참고 일할 사람’이란 인상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을 많이 써 봐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준비를 많이 했더라도 글로 남겨놓지 않으면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없다”며 “항상 메모하는 버릇을 들여 놓으면 좋다”고 귀띔했다. 직장에서도 글쓰기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회사에서 일할 때는 말로 일하는 게 50%, 글로 일하는 게 30%예요. 말은 내뱉는 즉시 사라지고 핵심만 남죠. 하지만 글은 100% 기록으로 남습니다. 따라서 글에 꼭 담아야 할 내용만 압축해서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 입사를 앞둔 이들을 위한 조언도 했다. 그는 “‘회사에서 받은 만큼 일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회사가 기대하는 만큼 일한다’는 생각으로 일해야 스스로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이사는 어떤 인턴이 좋은 평가를 받느냐는 질문에 대해 “‘애사심’이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라며 “불평불만 없이 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채용 1순위”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김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