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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시대 노인 암환자 급증…대비책은

조기검진 위해 가족도움 필요

암은 국내 사망률 1위를 차지하며 남성은 3명 중 1명, 여성은 4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 암 발생률은 연령과 함께 증가해 70ㆍ80대에 최고조에 이른다. 게다가 평균수명 증가로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노인 암 환자는 급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암 진단과 치료에서 소외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치료 과정이 힘들며 부작용과 합병증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환자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치료 기회가 차단되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노인 암환자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ㆍ개인적 시각에도 변화가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노인은 노화에 따른 각종 생물학적 변화로 인해 항암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이 때문에 노인 암 환자의 신체적 특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절한 항암치료법 등 젊은 암 환자와는 다르게 치료에 접근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주장한다.

김지현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노화 정도가 같은 나이인 노인이라도 80세 같은 70세가 있는가 하면 50세 같은 70세도 있는 등 매우 다르다"며 "절대적인 나이만을 가지고 항암치료 시행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최근 많은 연구들에 따르면 70세 이상 노인들도 항암 치료를 통해 젊은 환자와 동등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며 "항암 치료를 노인 암 환자에게도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환자 노화 정도를 잘 판별해 선택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치료 시 노화에 따른 생물학적 변화를 고려해 적절한 용량과 용법을 선택함으로써 부작용 방지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노인 암의 경우 대부분 진행암 상태에서 진단이 되고 있는 만큼,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세계적으로도 50ㆍ60대 조기검진율은 높은 반면 70대 이상에서는 조기 검진율이 낮은데 노인들이 국가 암검진 등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가족의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나이가 들면 몸이 쇠약해져 정상적인 활동이 힘들 것이라는 선입견은 노인의 남은 삶에서 충분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2018년에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는 전망이 나오는 시점, 노년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와 인식의 변화는 적극적인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암 치료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최일봉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노인 암환자 치료의 목적은 기대여명, 얼마나 오래 살도록 하는 것에 있는 게 아니라 고통 없이, 인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다"며 "노인에게 암 치료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사람답게 죽는 것을 포기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방사선 치료에서도 노인 암 환자는 부작용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치료의 적용 범위를 젊은층에 비해 좁게, 세기도 약하게 함으로써 암을 낫게 한다는 것이 아닌 자연수명이 다할 때까지 암이 자라지 않도록, 자라더라도 생명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노인 암 환자도 암 치료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의지가 있다면 수명이 다할 때까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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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매경헬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