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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에 차라리 집 살까 고민하는 30대 가장

결혼 8년차 민태욱 씨(38)는 현재 중계동의 방 2개(85㎡)짜리 아파트에서 1억8000만원에 전세를 살고 있다. 만기가 다가오는데 집주인이 전세금을 3000만원 올려 달라고 해 고민이다. 같은 평형 아파트의 매매가는 3억5000만원이다 보니 2억1000만원에 전세계약을 하느니 차라리 집을 사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내심 새 아파트를 염두에 두고 내집 마련을 미뤘던 민씨. 전세난이 심해지다 보니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가깝고 조금만 나가면 학원도 많아, 유치원생인 두 자녀를 생각하면 현재 있는 곳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 동안 모은 돈은 1억원 정도 여유가 있고 맞벌이 가정이어서 월수입도 부부합산 570만원으로 1억~1억5000만원의 대출은 이자를 감당할 수 있다. 민씨는 내집 마련이라는 중대사를 앞두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A은행 중계동 PB센터를 찾았다.

◆ 적정규모 선택이 중요

어떤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할지는 본인의 경제 규모를 생각해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씨가 당초 생각한 방 2개짜리 시가 3억5000만원의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서도 일부 대출은 받아야 한다. 전세금 1억8000만원, 저축 1억원을 합치면 7000만원만 빌리면 해결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세금, 중개수수료 등 부대비용이 있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융상품을 해지할 경우 손해가 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민씨의 여유자금 1억원 중 1000만원은 저축성 보험으로 가입되어 있는데 당장 해지하면 원금의 손해가 있고, 3년 후에 해지하면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요건이 충족되어 상당한 수익이 보장되므로 그냥 유지할 것을 권한다. 3년 후에는 대출금 일부상환 자금으로 활용하면 된다. <중략>

◆ 노후대비 연금상품 필수

국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2004년에 출범한 주택금융공사라는 금융공기업이 있다. 이곳에서 지원하는 U-보금자리론이라는 상품이 있는데, 대출금리도 낮고 상환조건도 좋은 데다 신청절차도 간편하다. 주택 담보가치의 최대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고, 상환방식은 매월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인데 3년간은 이자만 부담하고 3년 후부터 남은 기간만큼 원금을 나누어 낼 수 있다. 대출금리는 대출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기간이 15년인 경우 고정금리로 5.3% 수준(2011년 3월 현재)이다. 신청은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를 통해서 하면 되고, 공사 직원이 절차와 준비 서류를 알려준다.

민씨가 1억원을 대출받아 아파트를 구입하게 되면 매월 44만원 정도의 대출금 이자를 부담해야 하므로 월 지출 조정이 불가피하다.

자녀 교육비를 줄이기는 어려우니 생활비를 현 수준에서 10% 정도 절약해야 한다. 저축을 포기하면 당분간은 편하겠지만 두 자녀의 대학 학자금이나 결혼자금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눈앞에 보이는 문제에만 집중하다 보면 노후자금이 부족해 고통을 받는 경우가 너무 많다. 적은 돈이라도 본인의 노후를 위한 연금상품을 하루빨리 가입하는 것이 좋겠다.

은행적금, 적립식펀드의 불입액을 조금 줄이는 대신 연금상품을 34만원 정도로 해 가입할 것을 권한다.

민씨가 급여생활자이므로 연금상품은 연말정산에서 연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매일경제> 정리 = 김태근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