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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 자산 절반이상 연금보험 투자

◆ 프랑스, 연금보험으로 넉넉한 노후준비

프랑스 사람들은 재테크의 기본 목표를 `노후 대비`에 두고 모든 자산 관리를 여기에 맞추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부유층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소시에테제네랄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부유층의 평균 포트폴리오에서 연금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이른다. 브렌던 로빈 소시에테제네랄 PB부문 대표는 "프랑스 자산관리의 핵심은 노후 대비에 있다"며 "프랑스인들은 단순히 목돈을 모으기보다 풍요로운 노후를 위해 자산을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은 각종 제도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연금 가입 후 8년이 지나면 이익에 부과되는 세금을 대폭 감면해 주고 있다. `세금의 나라`인 프랑스에서 보기 힘든 세제 지원이다.
연금보험에 대한 관심은 금융위기 이후 보다 강화됐다. 2010년 58% 비중은 2004년 36%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로빈 대표는 "금융위기 이후 연금보험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며 "중산층 이상 프랑스 가정 대부분이 고액 계약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금융위기 때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내려간 상황도 한몫했다. 잠시 계약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던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내렸고, 이것이 실질적인 수익률 증대로 이어지면서 보험에 대한 인기가 올라간 것이다.
보험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보통 고정된 수익률을 보장하며, 수익률이 내려가더라도 최저 원금은 보장한다. 프랑스에선 보험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의존도가 무척 높은 편이다. 2010년 부유층의 평균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보험, 은행예금, 장·단기 채권의 합계 비중은 74%에 이른다. 수익형 자산인 주식과 파생금융상품 비중은 26%에 불과하다.

◆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 많아
물론 이러한 상황에 조금씩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주식 등 수익형 자산에 대한 관심이 최근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현지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 투자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프랑스인들의 투자 성향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세는 안전자산에 대한 집중이다.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현지 한 PB는 "금융위기가 투자 습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며 "변동성이 크고 현금화하기 어려운 위험자산보다 고정 수익률을 제공하는 자산만 주로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투자도 이 같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인들은 부동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관심의 차원이 다르다. 구입 후 가격 상승을 통한 매매 차익을 노리기보다 눈에 보이는 실물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안도감을 느끼는 것이다.
로빈 대표는 이를 "프랑스인에게 부동산은 `피난처` 같은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에 프랑스 부동산 시장은 구매 의욕이 높고 수요 기반이 탄탄한 편이다. 현지인들은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무척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
로빈 대표는 "프랑스 은행들은 부동산 가격이 아닌 소득에 기반한 상환 능력만 보고 대출해준다"며 "가치 상승 가능성에 기반한 대출은 부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상환능력에 따른 대출만 이뤄져 큰 우려가 없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특별취재팀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