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mk.co.kr/news_forward.php?no=42342&year=2011

도대체 내 연금 유형이 뭐지

표 모두 사용 신문 이미지 사용 해상도 높음 

올해부터 퇴직보험ㆍ신탁이 사실상 폐지되며 본격적으로 퇴직연금 시장이 열렸다. 퇴직금에서 연금으로 전환하는 회사도 급증할 전망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도약`의 기회를 맞은 한국 퇴직연금 시장의 현주소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역설적이지만 정작 퇴직연금의 최대 수혜자가 돼야 할 근로자들의 `무관심`이 시장 최대 난제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최근 피델리티자산운용과 현대경제연구원은 전국 20~50대 직장인 626명을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근로자 중 78.2%가 확정기여형(DC) 기업 퇴직연금이 뭔지 모른다는 내용이다. 반면 은퇴 후 예상되는 생활에 대해서는 무려 87.9%가 `현재 수준과 동일하거나 좋아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꼼꼼하게 은퇴 준비는 하지 않으면서 퇴직 이후 생활에 대해서는 낙관하는 모순적인 행태다.
퇴직연금 무관심 배경으로는 △젊은 세대의 은퇴 대비 생활에 대한 거리감 △교육ㆍ주거비로 인한 자산관리 여력 부족 △퇴직금 선호 현상 등 보수적 투자 성향 △투자자 교육 부족 등이 손꼽힌다.

우리나라의 고령사회 진입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은퇴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한국은 2000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의 7%가 넘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2018년에는 고령 인구 비중이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2026년에는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전망이다. 한국의 고령 사회 진입 연수는 18년(2018년-2000년)으로 프랑스(115년) 미국(73년) 일본(24년) 등 주요국에 비해 훨씬 빠르다. 늙어 가는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뜻이다.
고령 속도가 빨라지며 공적연금 고갈 속도도 가팔라졌다. 국민연금공단은 연금 규모가 2043년 2564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60년께 고갈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가만 바라보고 있다가는 답이 안 나온다는 말이다. 오진호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원은 "개인연금은 여윳돈이 있는 투자자들이 넉넉한 노후를 위해 가입하는 상품 성격이 짙다"면서 "일반 근로자 처지에서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기본으로 깔고 그 위에 개인연금을 얹어 은퇴 후 수익원을 다양화하는 게 정석"이라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기획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