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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보건소 고급 승용차 몰고도 간다는데

[표] 다양해진 보건소 의료 서비스

(신문 이미지 사용)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 의료기관으로 여겨지던 보건소에 서민은 물론 중산층이 몰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빈부 격차가 심해지면서 생활형편이 어려워진 사람들이 의료비를 아끼려고 보건소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복지 경쟁'에 나선 지자체들은 보건소를 통해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일부 보건소는 시설과 서비스가 웬만한 병원 못지않다.

보건소에선 감기·배탈 같은 가벼운 병부터 고혈압이나 신경통·관절염 등 만성병의 진료, 산부인과 진료까지 민간 병원보다 훨씬 싸게 받을 수 있다. 보건소 진료의 본인 부담액은 500~1600원(일반 진료) 정도로 통상 3000원 안팎인 동네 의원의 절반 이하다. 보건소 운영에 건강보험료 외에도 지자체와 보건복지부의 예산이 일부 지원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65세 이상 노인은 진료 대부분이 무료다. BCG(결핵)·B형간염·폴리오(소아마비) 등 영·유아를 위한 필수 예방 접종 8종도 모두 무료다.

최근엔 중산층 환자도 크게 늘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고급 승용차를 타고 보건소 앞에서 내리는 노인, 명품백을 메고 고급 유모차에 아이를 태워 오는 젊은 엄마들도 봤다"고 했다.

일부 보건소는 내과·한방과·치과·모성보호실 등에 전문의가 있고 방사선(X레이) 검사, 혈액 검사, 초음파 검진시설을 갖춰 일반 건강 검진은 물론 암이나 종양 같은 중병의 조기 검진도 가능하다. 침·뜸을 놔주는 한방치료와 찜질·적외선·저주파·운동치료를 해주는 물리치료실이 인기다.

이처럼 보건소가 붐비면서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의 지원이 부실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008년과 2009년 사이 서울시 전체 보건소의 진료 환자는 21.1% 늘었지만 생활보호대상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의료 지원 건수는 8.7% 줄어들었다.

<조선일보> 정철환 기자 / 김경화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