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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에게 No 할 때,

"안됩니다"부터 하면 안됩니다

직장생활에서 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상사와의 관계'다. 상사의 의견에 항의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상하(上下) 관계가 확실한 직장에서 '전략' 없이 맞서다간 눈 밖에 나기 십상이다. 어설픈 항의는 화(禍)를 부를 수 있다. 직장 상사와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할 말은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사 유형 따라 반대는 이렇게]

◆ 혜안을 가진 ‘두뇌명석형’

- 혼날 때 혼나더라도 단도직입적으로 조목조목 핵심을 말하는 편이 낫다. 단 항의는 가급적 따로 면담을 신청해 단둘이 있을 때 조용히 하도록.

◆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겁쟁이형’

- 본인은 빙빙 돌려 말하는 스타일이지만, 부하 직원이 애둘러 말하는걸 싫어한다. 말이나 전화보다는 이메일 등 문서를 보내는 것이 효과적.

◆ 좋은 게 좋다는 ‘인간성 최고형’

- 술자리에서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인간적으로 공략해야만 실패 확률이 낮다. ‘조언을 구하고 싶어요’라면서 자문 구하는 것처럼 포장하라.

◆ 자기주장이 강한 ‘독불장군형’

- 이런 유형의 상사가 하는 지시나 명령은 가급적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정면 충돌은 더더욱 피해야 한다. ‘너무 한다’거나 ‘그건 아닌데요’란 말은 최악이다.

◆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갈대형’

- 감정적으로 처리하기 쉬운 만큼 ‘확인해 보겠다’ 등의 말로 일단 한 발 물러서는 게 좋다. ‘잘 알겠습니다’나 ‘알아서 할게요’ 등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부터 보여라.

도움말 : 인사조직컨설팅업체 ’타워스왓슨’

상사가 불합리한 지시나 요구를 해 오면, 전혀 참지 못하고 정색하곤 "안됩니다"나 "어렵습니다"란 말부터 내뱉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런 대응은 상사와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28일 직장상사에게 항의할 때의 요령을 소개했다. 이 기사에서 비즈니스 심리학자인 알렌 레드맨(Alan Redman)은 "상사의 의견에 단도직입적으로 반대하기보다는 일단 상사의 의견 중에서 공감하는 부분을 찾아내어 운을 떼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령 "그렇군요"나 "옳습니다"라는 식으로 말문을 열어 상대방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전달한 다음에 본론으로 들어가야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이나 "그게 아니라"와 같은 부정적인 말은 금물이다. 상대방의 말을 전면 부정하는 듯한 인상을 줘서 상대방이 마음을 닫아버리게 된다. 가급적이면 "그리고(And)"와 같은 긍정적인 말들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리더십 컨설팅 전문가인 마셜 골드스미스(Marshall Goldsmith) 박사도 "'하지만(But)' 같은 부정적인 말은 상대방에게 '나는 맞고 당신은 틀리다'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훌륭한 리더가 되려면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컨설팅업체 타워스왓슨의 최현아 부사장은 "상사에게 항명할 땐 충분한 대안을 제시하되, 상사의 감정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미리 여러 상황을 예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서 준비해 봤다는 식으로 대안들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아봤는데, 이런 이런 방법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것이고 두 번째는 저것입니다"라고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거절이 아니다. 거의 해결 방안을 제시해 준 것이나 다름없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의견이 아니라, 대중의 의견이라면서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전달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선일보> 이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