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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관계없이 유치원 무상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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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일 야심 차게 발표한 `만 5세 공통과정 도입 방안`의 핵심은 결국 재원이다. 현행 소득분위 70% 이하 계층에 대한 지원을 고소득층을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늘리겠다는 내용은 결국 예산 문제로 귀착된다. 중산층이 낸 세금으로 상위 소득층을 지원한다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정부가 `사실상 의무교육`을 천명하면서 기존 대기업 등이 실시하던 근로자 자녀 교육 지원의 부담을 덜게 됐다. 이 경우 최근 사회적으로 일고 있는 `기업의 초과이익`에 대한 논란에서 교육 비용 이전에 대한 합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 다만 선진국 사례처럼 만 5세 의무교육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고 교육 내용을 일원화한 점 등은 진일보한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 유치원·어린이집 고민 없어져
만 5세 어린이의 부모들 고민 중 하나가 유치원과 어린이집 어디에 보내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 교과부의 관리를 받는 유치원은 `유치원 교육과정`을,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 소속 어린이집은 `표준 보육과정`을 아동에게 교육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유치원 교육과정이 상대적으로 꽉 짜인 반면 어린이집은 보육(Care)을 중점으로 둬 상대적으로 교육 차원에선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많았다. 맞벌이 부부는 아이들의 귀가 시간 조정이 용이한 어린이집을 선호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차이가 크던 두 과정이 일원화하고 유아 교육을 `상향 평준화`하면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를 둔 부모가 두 기관 중 선택해야 하는 고민은 많이 줄어들게 된다.

◆ 고소득층도 똑같이 지원받아
소득이 낮은 가정에만 해당되던 유치원·어린이집 지원이 전 국민으로 확대되는 게 이번 정책의 핵심이다.
대상은 순차적으로 늘어난다. 2006년 출생 어린이가 있는 가구는 아이가 만 5세가 되는 내년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비용 중 3분의 2 수준인 월 20만원이 지원된다.
이듬해인 2013년(2007년 출생 아동)에는 22만원, 2014년(2008년생)엔 24만원, 2015년(2009년생)에는 27만원 등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태어난 자녀가 혜택을 보는 2016년이 되면 지원액이 30만원에 도달한다. 학부모 부담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2010년 기준) 유치원·어린이집 비용은 급식비 등을 포함한 표준 교육비가 사립유치원 월 36만원, 어린이집 31만원이다. 내년에 20만원씩 지원을 받더라도 유치원 학비는 16만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한 것이다. 2010년 기준 만 5세아는 모두 43만5281명으로 이미 절반 정도가 교육비 지원을 받고 있다.

◆ 재정 부실 염려도
정부 정책에 따르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유치원 5세아에 대해서만 2011년에 2586억원이던 것이 2012년 1조1388억원, 2013년 1조1569억원, 2014년 1조1829억원, 2015년 1조3713억원, 2016년 1조3991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올해보다 매년 8000억~1조1000억원 이상이 추가로 든다는 뜻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올해 내국세가 많이 걷히는 데다 앞으로도 4~5년간은 세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예산 책정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즉 이 정책은 세수가 계속 확장된다는 전제로 입안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수년 후의 경기와 세수 규모를 자신하는 태도는 물론 고소득층 지원을 늘려가며 재정 부담을 늘리는 게 온당한 것이냐는 논란은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김선걸 기자 / 장재혁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