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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쥐어짜는 아이디어 회의, 고문입니다

심리학의 대가인 미 에모리대 스콧 릴리언펠드(Lilienfeld) 교수는 "사람들이 모이면 '집단사고(group think)'가 작동하기 쉽다"며 '브레인 스토밍 무용론'을 제기했다. 그는 "20명이 회의를 해도 5명만 의견을 개진할 뿐 나머지 15명은 '나도 동의해!'라고 하고 만다"고 지적했다. 효율적인 브레인 스토밍 방법은 없을까? 맥킨지(McKinsey)가 '맥킨지 쿼터리'에서 제안한 노하우를 소개한다.

효율적인 브레인스토밍을 위한 7단계 실행전략

1. 조직의 의사결정 범위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의제로 설정한다.

2. 질문을 체계화한 뒤 15~20가지의 핵심 질문 목록을 만든다.

3. 문제점과 해결방법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람(200여명)을 토의 참가자로 선발한다.

4. 전체 인원을 3~5명의 소그룹으로 쪼갠 뒤 질문을 소그룹별로 5개 정도씩 배분한다.

5. 진행자의 지시에 따라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하되, 질문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층 논의한다.

6. 소그룹별 아이디어를 취합하고 정리해 다른 그룹과 공유한다. 이때 아이디어에 대한 투표는 금물이다.

7. 아이디어를 ‘당장 실행/가능한 빨리 실행/추가 조사/보류’의 4등급으로 분류해 시행에 들어간다.

자료:맥킨지 쿼터리·케빈 코인과 숀 코인

*이미지는 url참고

맥킨지의 첫 번째 권고는 소그룹을 만들라는 것이다. 소그룹의 숫자는 3~5명이 가장 좋다. 가정에서의 식사나 직장 동료와의 저녁 모임처럼 솔직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참가자가 10명 이상일 경우 소그룹 2~3개로 나누고 아이디어도 각각 배분한다. 이후 아이디어를 취합해 공유하면 그냥 하나의 그룹으로 브레인 스토밍을 할 때보다 아이디어가 두세 배 많이 나온다.

둘째, 회의 참여자에게 미리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미 와튼스쿨의 크리스티안 터비슈, 카를 울리히 교수는 한 실험에서 A집단에는 브레인 스토밍 시간 30분을 주었고, B집단에는 개별적으로 생각할 시간 10분과 브레인 스토밍 시간 20분을 주었다. 그 결과 각자 생각할 시간을 10분 가졌던 B집단이 A집단보다 세 배 많은 아이디어를 냈으며, 아이디어의 수준도 30% 정도 높았다. 회의 시작과 함께 "아이디어를 내보라"는 브레인 스토밍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회의에서 논의될 의제의 목록은 최소한 하루나 이틀 전에 배포하는 것이 좋다.

셋째, 회의에 제한시간을 두라. 이렇게 하지 않으면 회의가 끝도 없이 늘어지기 일쑤다. 글로벌 디자인 기업 아이디오(IDEO)는 브레인 스토밍 회의시간을 최대 1시간 또는 1시간30분으로 엄격하게 제한한다. 회의가 길다고 반드시 자유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주제 하나에 집중하는 시간을 20~30분으로 제한하고, 시간이 지나면 다음 주제로 과감히 넘어가는 것이 좋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참여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가장 큰 동기 부여는 아이디어가 실행으로 연결될 것이란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맥킨지 쿼터리는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 수백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한 한 미국 대학을 예로 들었다. 이 대학의 총장은 브레인 스토밍회의에 앞서 "오늘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을 내일 경영진 회의에서 확정하고 실행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놀라운 집중력을 갖고 당장 실행 가능한 아이디어에 집중해 핵심 아이디어 12가지를 도출해낼 수 있었다. 맥킨지는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당장 실행' '가능한 한 빨리 실행' '추가 조사' '보류'의 4등급으로 분류해 각각에 대해 당장 시행하라"고 조언했다.

<조선일보> 선정민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