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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그래프 두개다 사용

생활비 절반 식료품·사교육비에 쓴다

`대출 이자에 시달리고, 자녀 교육비에 허리 휘고, 내 집 마련은 멀기만 하고….`

2010년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 현주소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0년 가계 금융조사`를 보면 장래를 대비한 저축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빚 갚기와 자녀 학자금 마련에 허덕이는 `적자 가계` 자화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10가구중 1가구 "대출 연체한 적 있다"

한은 조사 결과 10가구 중 1가구는 지난해 이자 지급일을 맞추지 못했거나 원금 상환을 연체했다. 이자 지급을 연체한 가구는 13%, 원금을 갚지 못한 가구도 10.3%에 달했다. 이자 지급을 연체한 이유로 소득 감소라는 응답이 전체 중 47.3%를 차지했다.
금융위기를 극복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경기 회복세가 가계 소득 증대로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원금 상환을 연체한 이유로는 저축을 통한 상환자금 마련 실패라는 답변(43.7%)이 가장 많았다.
무주택 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향후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가구는 73.1%였다.
내 집 마련에 걸리는 기간은 `10년 이내`라는 응답이 30.1%로 가장 많았다. 그 뒤는 5년 이내(24.6%), 15년 이내(8.5%), 20년 이내(8.3%), 30년 이내(1.6%) 순이었다. 내 집 마련의 최대 걸림돌은 역시 높은 부동산 가격이었다. 현재 부동산 가격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는 가구는 61.4%에 달했다.
부동산 가격 전망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구가 42.5%로 하락 전망치(21.7%)의 2배에 달했다. 부동산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한 셈이다.

고령화로 병원비 비중도 15%로 `껑충`

가계 생활비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지출 항목은 식료품비(23.2%)였다. 사교육비(20.5%)는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사교육비에 학교 등록금(7.9%)을 합치면 교육비 부담이 가계 생활비 가운데 28.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5분위 계층은 15.2%가 사교육비로 월 평균 100만원을 넘게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 지출 가운데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구주 연령이 30~40대인 가구에서 특히 높았고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 비중이 늘어났다.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병원비가 가계생활비의 15%로 치솟았고, 금리 상승기를 맞아 대출금 이자 부담도 13.7%나 차지해 가계를 고통스럽게 했다. 최근 6개월간 생활비가 1년 전보다 증가한 가구는 54.4%로 감소한 가구(15.5%)보다 월등히 많았다. 가장 많이 늘어난 지출 항목은 식료품비(30.4%)로 지난해 하반기에 시작된 물가 상승분 여파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물가상승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가구는 93.5%로 지배적이었다. 한은과 정부가 기준금리나 정책을 결정할 때 먼저 고려해야 하는 사항 역시 `물가ㆍ부동산 가격 안정`이 최우선적으로 꼽혔다.

<한국경제> 최승진 기자 / 전정홍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